[알.쓸.신.환] 산성비, 지구 사막화 주요 원인으로 지목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50
美 연구팀 “지구 ‘물 순환’ 구조에 악영향”

  • 기사입력 2019.08.07 10:31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

미세먼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온도상승 등 대기오염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산성비 역시 중요 대기오염 사례 중 하나인데요. 최근 이 산성비가 지구의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산성비에 대해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기 오염 물질 중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수증기와 만나 황산이나 질산으로 변하고 수증기는 강한 산성을 띄게 되는데요. 이 수증기가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 바로 산성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소이온농도(㏗)가 5.6 미만의 산성일 때 산성비라고 부릅니다.

그럼 도대체 어떠한 원리로 산성비가 지구 사막화를 초래하는 것일까요?

미국 농부부 산하 산림청(U.S Forest Service)이 1989년 이후 무려 30여년에 걸쳐 애팔래치아 산맥 안에 34헥타르의 삼림지역을 선정한 후 1년에 3번 산성비 성분을 함유한 무황산근비료(nos-sulfate gertilizer)를 살포해왔습니다.

무황산근비료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공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연구팀은 산성비 대신 이 비료를 장기간 살포해 삼림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실험을 진행한 것입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1989년부터 2012년까지 인근 삼림과 비교해 봤을 때, 실험 중인 34 헥타르의 삼림에서 평균 5%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수분 흡수량은 시기에 따라 변화하고 있었는데 2년 동안 10% 더 많은 흡수량을 기록한 것이죠.

연구팀은 산성화된 나무들이 그렇지 않은 나무들보다 더 많은 갈증을 느끼기 때문에 더 많은 물을 흡수하려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이 연구를 통해 산성비가 초목의 수분 흡수량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지구 물 순환 구조의 변화를 야기함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산성비가 지구 생태계 전반에 걸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죠.

연구팀은 산성화된 토양에 노출된 초목이 무슨 이유로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는지 즉각 원인 분석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식물의 기공 크기를 면밀히 살펴봤습니다.

식물의 잎 뒷면에는 기공이 있는데 기공의 크기는 식물 세포 내 칼슘 농도(intercellular calcium)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식물은 칼슘 농도가 높아지면 기공에 신호를 보내고 신호를 받은 기공은 크기가 커집니다. 이렇게 커진 기공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칼슘 농도는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칼슘농도가 낮아지면 기공은 다시 크기가 줄면서 수분을 내보내는 증산작용을 위축시키는 일을 반복합니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 산성화된 토양이 초목으로 하여금 칼슘 성분을 더 많이 흡수토록 하며 이로 인해 기공 크기가 커져 더 많은 수분을 수증기로 분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초목들이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해야 한다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 일원인 인디애나 대학의 생태학자 리신 왕(Lixin Wang) 교수는 “삼림의 수목은 물론 지구 식물 전체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돼 오던 물과 에너지 등 생물지구화학 순환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산성비가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물 순환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가뭄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사막화 현상을 불러일으켜 사람은 물론 동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산성비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물 순환 구조를 수목과 연계해 탐구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사례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산성비가 지구의 사막화를 가속하는 만큼 산성비를 줄이려는 전 지구적 노력이 이제부터라도 더욱 커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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