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 일파만파

최대 95%까지 손실 우려, 8224억원이나 판매돼
금감원 분쟁조정 돌입, 불완전 판매 여부 밝힐 것

  • 기사입력 2019.08.20 17:26
  • 최종수정 2019.08.20 17:3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사진출처=금융감독원)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 DLF)이 지난 7일 기준 8224억원이 팔린 가운데 이중 손실예상액이 4558억원(55%)에 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의 해당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가세돼 금융당국까지 나선 상태다.

19일 금감원이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현황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판매잔액은 지난 7일 기준 모두 8224억원으로 이 가운데 독일 국채 금리 연계 상품은 손실률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은행들이 상품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고지하지 않고 판매한 의혹이 제기돼 금융감독원은 현장조사를 벌여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LS는 금리, 통화, 국제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이다. 은행들이 판매한 것은 DLS를 사모펀드 형태로 만든 DLF(파생결합펀드)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사진출처=금융감독원)

문제가 된 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연계된 DLF다. 판매액 전체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데다 다음달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은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연 4%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원금 전체를 잃게 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런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일정 수준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원금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금감원이 추정한 해당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95.1%다.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투자액 1266억원 중 1204억원은 날아가게 되는 셈이다. 이 상품 투자액 1266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에서 팔린 규모만 1255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영국과 미국 CMS 금리에 연계된 DLF도 각 1266억원, 6958억원이 팔려 나갔다. 우리은행(4012억원)이 가장 많이 팔았고 하나은행도 3876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하나은행은 주로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와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 7년물 금리 연계 DLS에 투자하는 DLF 상품을 팔았다. 해당 상품의 경우 금융사 전체 판매액 6958억원 중 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하긴 했으나 만기 도래시까지는 상대적으로 시일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의 금리수준이 이어질 경우 예상 손실률은 56.2%(3354억원)으로 원금의 반토막이 날 것으로 관측됐다.

피해 투자자들은 “은행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며 은행들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DLS 투자자들 중에는 법인도 있지만 개인이 3654명으로 전체 판매 잔액의 89.1%를 차지하고 있다.

피해 투자자들과 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단순히 '이런 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는 등의 항목에 체크하도록 한 것 만으로 책임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라고 토로했다.

금감원도 불완전 판매 여부를 중심으로 상품 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불완전 판매와 관련된 분쟁 조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법률 검토, 판례, 분조례 등을 참고해 분쟁조정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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