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오너 형제, 실적저조 상장사 7곳 중 업계 1위 연봉 기록

정몽진·정몽익 형제 연봉, 지난해 35% 인상에 이어 43% 증가
정몽진 회장 19년 수령 연봉 20억 책정 산정 기준에 의문부호
2분기 영업이익 43%감소, 당기순손실 62.3% 최악의 성적 기록

  • 기사입력 2019.08.27 16:27
  • 최종수정 2019.08.28 16:59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정몽진 KCC그룹 회장(왼쪽)과 정몽익 KCC그룹 사장은 올 상반기 보수로 각각 10억 100만 원과 7억 5100만 원을 챙겼다. 장기간 이어진 건설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형제의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43% 가량 증가했다. (사진출처=KC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정몽진 KCC그룹 회장(왼쪽)과 정몽익 KCC그룹 사장은 올 상반기 보수로 각각 10억 100만 원과 7억 5100만 원을 챙겼다. 장기간 이어진 건설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형제의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43% 가량 증가했다. (사진출처=KC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KCC(회장 정몽진)가 올 상반기 실적에서 부진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남 정몽진 회장, 차남 정몽익 KCC 사장, 삼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 등 오너 일가 3형제의 연봉은 오히려 상승해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가 아랑곳않고 ‘제 주머니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질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KCC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몽진 KCC 회장이 지급받은 보수는 10억 100만 원이다. 이 금액은 기본 급여 10억 원에 올 초 임원들 명절 선물로 지급한 50만 원 등을 합산한 것이다.

정몽익 KCC 사장도 7억 5100만 원을 보수로 챙겼다. 형인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기본급에 명절 선물지급금을 합산한 수치다.

KCC 측은 보수 책정의 근거로 “상법 제388조 및 당사 정관 제38조에 의거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직급 및 근속기간, 임직원 연봉인상률, 타사 CEO 급여수준 등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하더라도 KCC 3형제의 연봉 인상 폭은 지나치게 과대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데이터 전문 기업인 에프앤가이드가 2018년과 2019년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5억 원 이상 고액보수 임원 현황 비교 분석한 결과를 지난 2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올 상반기 회사의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증가한 경영진이 총 7명이었다. 그중에서도 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이가 정몽진 KCC 회장이다. 정 회장의 보수 증가율은 43.41%에 달한다(2018년 보수 6억 9800만 원), 동생 정몽익 KCC 사장의 보수 증가율도 43.05%(2018년 보수 5억 2500만 원)으로 형 못지않다.

KCC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 건설경기가 이처럼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 못하긴 했으나, 임직원 보수는 이미 지난해에 결정된 사항이며 이사회가 충분히 논의한 뒤 의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KCC 관계자의 말마따나 근래 건설업계는 좀처럼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의 경우 입주물량 증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민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차적으로 높아지는 모양새이며 해외시장 해외 건설시장도 저성장 전망에 무게 추가 기울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KCC의 올 상반기 실적 역시 부진했다.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4.13%, 46.40% 줄어든 1조 6496억 원, 759억 원에 그쳤으며 반기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933억의 순손실이 발생, 적자 전환했다.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도 두 형과 다를 바 없었다. 정몽열 사장의 보수는 2018년 상반기 5억 284만 원에서 올 상반기 7억 5000만 원으로 그 증가율이 무려 49%에 달한다. 반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357억 2800만 원에 그쳤다.

어려운 회사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들 삼형제가 높은 액수의 연봉을 챙긴 것은 올해만이 아니다. 이들 3형제는 그동안 수차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아랑곳 않고 고액의 연봉을 챙겼다.

전자공시에 올라온 KCC의 2018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형제가 지급받은 보수는 2017년 대비 각각 35.3%, 35.1% 늘어난 18억 6600만 원, 14억 100원만 원이었다.

이에 비해 KCC의 2018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2.1%, 26.2% 축소된 3조 7822억 원과 2435억 원이었다. 이 시기 KCC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2% 줄어든 2435억 원이었으며, 순이익도 2017년 423억 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삼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도 지난 2015년 회사가 영업손실 936억 원, 당기순손실 853억 원을 기록하며 위기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6억 8789만 원의 연봉을 챙긴 바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해 「기관투자자 주주행동의 견제효과 –임원 보수 및 저배당 타겟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 “한국의 지배구조가 전반적으로 취약하고 특히 소유-가족경영 형태 하에서는 지배주주나 소수 오너 일가에 의한 경영권, 경제력 집중이 과도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KCC 2019년 상반기 보고서에서는 정몽진·정몽익 오너 형제의 연봉 산정 책정 기준과 관련해 ‘상법 제388조 및 당사 정관 제38조에 의거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보수한더 범위 내에서 직급 및 근소긱간, 임직원 연봉인상률, 타사 CEO 급여수준 등을 고려해 내부 기준에 따라 총급여를 결정했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적 저조 상장사 7곳 중 KCC 정몽진 회장의 연봉이 최고 수위를 기록하는 만큼 “몇 년 간 회사의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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