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라우드게이트 17억 임금 체불 사태 뒤로하고 임원진 급여 2배 인상

퇴사자 130여명, 밀린 임금 17억원 초유의 사태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 임원은 고액 연봉잔치
대표, 투자금만 받으면 해결한다는 거짓말 벌써 10개월째

  • 기사입력 2019.08.29 15:11
  • 최종수정 2019.08.29 16:2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국민청원게시판)
(사진출처=국민청원게시판)

여기 잘나가는 벤처기업이 있다. 4차산업이니 혁신기술이니, 해외진출이니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직원들은 수개월째 임금을 못 받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게다가 정작 번 돈으론 무능한 임원진의 배만 채웠다. 바로  클라우드게이트(대표이사 오동석)의 민낯이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2018년 7월 당시 근로자가 189명이나 달했던 회사는 대량퇴사사태를 겪은 후 현재는 58명남은 초라한 모습으로 변했다. 현재 임금체불로 퇴사한 인원만 130여명, 밀린급여만 17억 원가량에 달한다. 퇴사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 피해자들 몇몇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으며 일부는 길바닥에 내몰릴 상황에 처했다. 이 사태는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까지 올라가 있다.

◆ 근로자들은 임금체불...임원진은 고액연봉..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2015년 설립된 클라우드게이트는 소프트웨어, 컴퓨터 통합제어시스템 개발 및 공급과 스크린 야구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업체는 체험형 스포츠 게임인 스크린야구 시스템 ‘레전드야구존’과 신개념 스크린 스포츠 테마파크 브랜드 '레전드히어로즈'를 개발했다. 현재 레드존야구존의 가맹점 수는 100여개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유명 야구선수를 내세우며 ‘레드존야구존’을 홍보하고 있으며 '레전드히어로즈'는 일본과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언론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알고보니 회사의 속사정은 형편없었다.

(사진출처=크레딧잡)
(사진출처=크레딧잡)

클라우드게이트는 작년 2월부터 ‘레전드히어로즈’의 개발을 위해 개발팀에 40명의 인원을 충원했다. 기존 3개 개발팀을 5개로 확장시키고 계속적으로 인원을 증원했다. 급기야 2018년 7월에는 근로자수가 189명이 됐다. 2015년 창업초기 16명이었던 회사는 100배가 넘는 규모도 커졌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레전드히어로즈’ 로드샵 직영점을 강남과 부산 등 7곳에 오픈했지만 예상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드샵 매장 설립비용은 7~8억 정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엄청난 초기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투자한 만큼 성과는 형편없었던 것이다. 불길한 조짐은 2018년 6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본부장 및 팀장의 급여가 늦게 나왔으며 7월에는 과장까지 급여가 늦어졌다. 회사의 위기는 9월부터 현실화 됐다. 9월부터 급여가 나오지 않자 직원들은 퇴사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11월부터는 40명의 직원이 대량 퇴사를 했다. 물론 퇴직금은 물론 연말정산금액까지 받는 건 꿈도 꿀수 없었다. 피해자들은 현재 130여명이 넘는 직원이 퇴사했으며 17억원의 임금이 체불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남아있는 내부직원들도 임금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대표와 임원진들의 경영실패로 회사가 위기에 몰렸는데도 그 피해는 근로자들에게만 돌아갔다는 것이다. 회사 위기 상황을 통감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임직원은 임금체불상황 속에서도 고액연봉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2017년 4월에 스톱옵션까지 부여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더군다나 회사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당기순손실이 2017년에는 –29억 원이었던 것이 2018년에는 –195억 원으로 엄청나게 불어났다. 하지만 지급한 급여는 2017년에는 34억 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62억으로 늘어났다. 오 대표는 2017년에 비해 늘어난 직원 수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직원들은 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잇속만 챙긴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를 비난하고 있다.

(사진출처=클라우드게이트 홈페이지)
(사진출처=클라우드게이트 홈페이지)

◆ 투자금 받으면 밀린 급여 줄게....공수표만 남발...구름 속에 가려진 출구

오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똑같은 답변만 앵무새처럼 계속하고 있다. 임금체불 시기가 이제 1년이 가까이 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내내 “투자금이 곧 확보될 것이다. 그것으로 밀린 임금을 지급할 것이다” 라는 똑같은 메일만 수차례로 직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번번이 깨졌다. 피해자들은 끝도 없는 기다림 속에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 난감한 것은 성남고용청도 이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자들은 근로감독관도 피해자들에게 '회사가 돈을 준다하니 기다려봐라' 라는 식으로 6개월이 지난 후에서야 검찰고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행정기관이 임직원과의 유착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미흡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밀린 임금을 받을 방법이 없다. 소송을 진행 중이나 시간이 걸린다. 오 대표의 약속은 시간을 끌기 위한 행태가 아닌가 미심쩍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이 많다. 해결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임금체불 사태가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고 대표와 임직원의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 ‘레전드 히어로즈’가 현재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 3개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투자금만 확보되면 피해자들에게 바로 완불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뻔한 답변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클라우드게이트 사건이 정부가 주도하는 4차혁명 벤처 산업시장의 물을 흐리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나서지 않는다면 클라우드게이트 임금체불사태는 구름 속에 가려져 해결의 출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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