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후속]대명그룹 상조회사 대명스테이션, 대명그룹 현금곳간으로 전락

서 부회장 지배력 확보위해 부금예수금으로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매입
지급여력 100%미만, 부금선수금 3700억 원 중 9%만 공제조합 위탁
사모펀드투자사로부터 대명코퍼레이션 BW와 구주 510억원이나 매수

  • 기사입력 2019.08.29 18:04
  • 최종수정 2019.09.26 18:34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대명그룹홈페이지)
(사진출처=대명그룹홈페이지)

대명그룹이 운영하는 상조회사가 고객이 낸 부금 선수금 3,700억 원 중 9%만 서울보증공제조합에 위탁한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대명그룹의 상조회사는 현재 완전자본잠식상태로 폐업 시 고객에게 돌려 줄 돈이 고갈된 상태다. 또한 법 위반까지 해가며 멋대로 자금을 유용하고 있어 이에 따른 비난여론이 득세하고 있다.

서준혁 대명그룹 부회장은 승계포석을 위해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상조회사 운영 자금까지 손댔다.

17년 11월 선수금 중 약 18억 원을 빼써서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0. 64%를 취득한 데 이어서 18년에도 꾸준이 지분을 매수했다. 현재 대명스테이션이 보유한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율은 1.17%다. 모두 부금선수금에서 빼 써 매수한 지분이다.

대명그룹의 관계사인 대명스테이션(*現 대명아임레디)은 상조업 운영을 하며 서준혁 부회장(19년 2월 기준, 77%)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100%지분을 보유한 비상장회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 부회장의 업무 상 배임 및 횡령을 의혹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사 의뢰가 촉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서 부회장 경영권 방어에 상조회사 선수금까지 동원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2017년 대명스테이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순손실은 193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대명스테이션은 오랫동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회사는 부실하지만 선불식할부거래사업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달달이 돈이 들어온다.

대명스테이션의 선수금 규모는 2017년 기준 2,270억 원, 2018년 3,380억 원, 2019년 3월 말 기준 3700억 원이 누적됐다.

이와 관련 대명스테이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년과 18년 사이에 약 1.5배 이상 늘었다. 2017년 말 441억 원에서 2018년 말 기준 721억 원의 현금흐름이 발생했다.

◆ 서 부회장 대명그룹 지배력위해 지분 확보에 총력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명스테이션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명스테이션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대명스테이션은 현금흐름이 왕성한 2017년과 2018년 사이 여러차례에 걸쳐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대명코퍼레이션의 주주현황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대명홀딩스(34.30%)에 이어서 막내 딸 서지영 씨(3.50%), 그 다음으로 장남 서 부회장(2.67%)과 모친 박춘희 회장(0.59%), 대명스테이션(1.17%) 순이다.

눈 여겨 볼 것은 대명스테이션이 보유한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율이다. 현재 서 부회장은 여동생보다 지분이 낮다. 그러나 대명스테이션이 보유한 대명코퍼레이션 지분(1.17%)과 서 부회장 본인 지분(2.67%)을 합산하게 되면, 2대 주주인 서지영 씨(3.50%)보다 지배력이 높아진다. 

대명스테이션이 서 부회장의 등판으로 나선 건 여동생인 서지영 씨가 대명코퍼레이션 2대 주주에 올라선 이후부터다. 

그 이전만해도 대명스테이션은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을 1주도 들고 있지 않았다.

2017년 8월 박 회장 등 자녀와 손자에게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일부를 증여했으며, 박 회장과 장남 서 부회장은 각각 360만 주, 120만 주를 증여했다. 

이후 대명코퍼레이션 주주순위는 바뀌었다. 2017년 8월을 기준 3%대를 웃돌던 서 부회장은 지분율은1.19%포인트 급감해 2.67%로 변경됐다. 이 시기 여동생인 서지영 씨는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3.97%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대명홀딩스(34.3%)에 이어 장남 서 부회장(3.86%)과 박 회장(3.04%)으로 이어지던 대명코퍼레이션 주주 순위는 2017년 8월에 대명홀딩스, 차녀 지영 씨, 장남 서 부회장(2.67%)순으로 변경됐다.

이를 구원하고 나선게 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관계회사인 대명스테이션이었다.

2017년 11월 27일 서 부회장의 여동생인 서지영씨는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일부를 대명스테이션에 장외 매도했다. 대명스테이션은 이날 지영 씨가 주당 2785원에 매도한 25만 7000주와 같은 날 기타 개인으로부터 장외 매수한 38만 5500주 등을 포함해 총 64만 2500주를 확보했다.

대명코퍼레이션 주식을 1주도 들고 있지 않았던 대명스테이션은 현금곳간에 모인 부금선수금으로 대명코퍼레이션 주주명부에 올랐다. 18년 11월 대명스테이션은 총 17억 8900만 원을 들여 단숨에 대명코퍼레이션의 지분 0.64%를 확보했다.

이후에도 대명스테이션은 대명코퍼레이션 지분을 추가로 매수로 1.17%를 보유했으며, 이를 확보하는 데 들어간 부금선수금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2018년 말) 22억3800만 원이다. 

뿐만 아니다. 대명스테이션은 도미누스가 지난 2016년 300억원에 인수했던 대명코퍼레이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구주를 올해 초 약 510억원이나 주고 매입했다.

대명스테이션이 무리하게 대명코퍼레이션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이유에는 주식 전환이 가능한 사채여서다.

도미누스인베스트가 보유한 대명코퍼레이션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주식전환 시, 대명그룹 후계 구도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한 엘리엇 사태와 같은 전처를 밟을 수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서 부회장은 상조업 운영회사인 대명스테이션의 부금선수금 곳간까지 손대며 이를 무리하게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도미누스인베스트는 대명스테이션에 신주인수권부사채와 구주를 510억 원에 매각해 3년 전 투자원금 총액 413억원(BW 300억원, 보통주 113억원)에 이자 등을 제외하고 246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러나 대명스테이션은 올해 초 회사명을 바꾸는 등 현 시점까지도 대명그룹의 계열사가 아닌, 관계사에 불과하다. 언제든 지분정리로 대명그룹지배도에서 빠질 수 있기에, 부금선수금을 맡긴 고객은 서울보증공제조합에 맡긴 선수금보존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 대명스테이션은 오너의 현금곳간인가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부금예수금은 고객에게 100% 환급을 약속한 돈으로 정부에선 고객납입금(선수금,부금예수금)의 50%이상을 지급보증 예치하거나 보험 공제계약 등 어떤 형태든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대명스테이션은 부금예수금의 50%를 예치해야하는 것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18년 대명스테이션의 총 선수금 규모는 3700억 원으로 업계 20위 안에 들고 할부거래법에 의하면 선수금의 50%에 해당하는 1850억원을 공제조합에 예치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 선수금 3700억 원 규모 중 350억 원(9%)만 위탁한 게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790억원이었다. 이 중 상조보증위탁금의 증가분도 193억원 밖에 이르지 않는다.

이것은 상조회사의 본연의 업무를 배제한 채 오너 지분쌓기 및 타 영업에 관련해 현금을 유용한 것이다. 이것은 업무상 배임횡령에 해당된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더구나 대명스테이션은 전자제품과 상조상품을 결합한 사업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결혼, 크루즈 여행, 골프 등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것은 회계상의 꼼수를 위한 행태인 것으로 보여진다. 선수금은 회계상 부채로 인식하지만 위와같은 결합상품으로 전환할 시 행사매출 인식 시점을 앞당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당기말 유효 결합상품가입자의 납입 결합상품대금은 743억원이나 달했다. 이 돈은 고객이 상품해지시 100% 환급해야할 돈도 포함된다. 2018년 당기말 유효 결합상품가입자의 결합상품완납시기는 2030년이다. 그 때까지 환급해야할 예상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회사는 당기말 관련 환급금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인 채 현금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취재팀은 대명그룹측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 상조회사 소비자는 봉인가?

(사진출처=대명그룹 홈페이지)
(사진출처=대명그룹 홈페이지)

대명그룹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아 펫 사업으로 새롭게 도약한다는 비전을 내세웠지만 사실 그룹내 재무사정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의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대명홀딩스는 부채비율이 472%에 이르며, 유동비율은 101%에 불과하다. 그룹의 유일한 상장기업인 대명코퍼레이션 역시 지난해 3분 기준 유동비율이 79%이다. 이 같은 지표들이 대명그룹이 내부적인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엎친데 엎친 격으로 최근 대명리조트 인력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직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명그룹의 계열사간 내부 거래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명코퍼레이션은 전체 매출의 60%가 넘는 금액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었고 매년 증가 추세다. 2014년 52.84%(1790억 원 중 946억 원), 2015년 58.78%(1975억 원 중 1161억 원), 2016년 62.10%(2095억 원 중 1301억 원), 2017년 62.71%(2355억 원 중 1477억 원)에 달했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2017년의 대명레저산업의 내부거래 내역은 2017년 8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대명건설이 579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두 회사는 대명코퍼레이션의 내부거래 중 94.8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게 내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대명그룹과 더불어 대명스테이션 마저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지 오래다. 대명스테이션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지급여력 비율은 100% 미만이다. 문제는 상조회사의 폐업이 속출하는 요즘 대명스테이션이 문을 닫으면 소비자는 받을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회사는 고객 돈을 예치할 생각은 안하고 영업에 이용하고 있으며 오너는 현재 계열사를 이용한 지배 구조 만들기에 바쁘다.

최근 상조업계는 잦은 먹튀 폐업 사태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상조회사의 대다수는 완전자본잠식과 예치금의 부족의 상황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로인한 소비자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중이다. 이런 상조시장의 상황을 공정거래위원회도 어찌할 수 없어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랴부랴 상조업체의 자본금을 15억으로 올리고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져버린 상조시장을 규제하기란 간두지세(竿頭之勢)다. 하지만 대명스테이션처럼 부금선수금 50% 예치를 어기는 회사는 여전히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과거 무려 14만 명의 가입자 피해를 낳은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먹튀 폐업 사태가 대명스테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상품결합상품은 할부거래법상에 보장을 받지 못해 소비자의 피해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은 오너가 계열사를 자기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비자피해로 직결되는 도덕적 해이가 게속되지 않도록 행정당국의 전수조사와 대명그룹의 투명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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