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가 떠올린 ‘살인의 추억’…경찰 “살인 14건·성범죄 30여 건 자백”

1986년부터 1994년 1월까지 화성 연쇄살인사건 9건 외 5건 추가범행 시인

  • 기사입력 2019.10.02 16:47
  • 기자명 임영빈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왔던 무기수 이춘재 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씨는 1986년부터 1994년 1월까지 화성 사건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살인을 저질렀고 30여 건의 성범죄도 저질렀다고 경찰에게 털어놓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현재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진행된 대면조사에서 이 씨가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총 10건의 화성사건 중 모방 범죄로 판명난 8차 사건을 제외한 9건의 사건은 자신의 소행이며 이 외에도 또 다른 5건의 살인범죄 및 30여건의 성범죄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범행 시기는 이 씨가 군 복무를 마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애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8년 동안이다.

경찰은 지난 8월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새롭게 검출된 DNA가 이 씨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 측은 “DNA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씨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씨가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씨가) 스스로 입을 열고 있다는 뜻으로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 씨의 기억에 의존해 나온 진술인만큼 경찰은 당시 수사자료 등을 검토해 신빙성 확인 절차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10차 사건부터 4차 사건까지 역순으로 증거물 DNA 분석도 병행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궁에 빠졌던 화성 태안읍 연쇄 강간 사건(1986년 2월~7월), 수원 여고생 강간 살인 사건(1987년 12월), 청주 여공 강간 살인사건(1991년 1월) 등과 이 씨와의 연관성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들에서 범행수법의 유사성, 범행현장의 유사성, 범인상의 유사성, 범행시기의 연결성 등을 고려했을 때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동시에 이 씨가 이번 경찰 대면조사에서 추가 범죄사실을 진술했기 때문이다.

한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에 걸쳐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 이내에서 일어난 여성 성폭행 결합 연쇄살인 사건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 살인 사건이자 개구리소년 실종·살인 사건, 이형호 유괴 살인 사건과 더불어 대표적인 영구 미제 사건 중 하나로 여겨졌다.

이 가운데 모방범죄로 드러나 검인이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개의 사건은 장기간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희생자들이 모두 여성이었으며 연령은 13살 중학생부터 71살 할머니까지 매우 다양했다.

당시 강간과 살인이 단기간 내 이뤄졌으며 피해자의 속옷을 안면에 씌우거나 착용하고 있던 스타킹을 사용해 두 손을 뒤로 묶는 등 범행 수법의 대담함과 가슴에 수차례 자상을 남기거나 성기를 훼손하는 등 극악무도한 행위가 알려지면서 국민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안겨다 주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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