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향군 재향군인회상조회 경영권 지분 매각, 메트로폴리탄 우선협상자로 선정...18일 실사

향군상조회 밀실 매각 단행, 반대 시위에 부딪혀 논란
노조원들, 생존권과 소비자 신뢰 져버린 매각 결사 반대
27만 명 넘는 회원 선수금 부동산펀드회사로 넘어가나
'김회장, 노조원의 여주 학소원 장례식장 언급에 격앙'?

  • 기사입력 2019.11.16 01:34
  • 최종수정 2019.11.16 16:14
  • 기자명 이의정 기자

대한재향군인회(대표 김진호, 이하 향군)가 대한재향군인회상조회(대표 최광준, 이하 향군상조회)를 몰래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노조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재향군인상조회 희망노동조합(위원장 민광기)은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한재향군인회 본관 앞에서 매각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20여명의 노조원들은 사측의 밀실 및 졸속 매각 행태를 가열차게 규탄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상조회 매각 움직임이 포착됐으나 당시 김광열 전 대표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향군상조회 노조 민광기 위원장은 "향군 관계자를 통해 오늘 우선협상 대상사와 계약을 논의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부리나케 집회신고를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 상조회 및 노조 모르게 매각을 단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매각이 철회 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외쳤다.

15일 재향군인회가 메트로폴리탄을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이에 본지는 매각에 관련된 자료를 입수해 향군상조회가 메트로폴리탄을 우선협상자로 15일 선정하고 오는 18일에 실사를 실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향군 관계자에 따르면 "향군은 이달 26일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친 뒤,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향군상조회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는 라임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관련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이며 매각 금액은 200억원대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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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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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핵심자 몇 명이 모여 밀실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것도 어이없지만 우선협상대상자가 과연 신뢰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향군을 비판했다. 노조는 "향군이 상조회와 노조의 협의없이 진행한 매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했다. 더군다나 "과거 향군이 상조회를 여주 학소원 장례식장으로 옮기려고 추진한 전례가 있어 향군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김진호 회장은 상조회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학소원 장례식장 자리로 옮기려고 시도했다가 상조회노조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노조는 서둘러 저렴한 회사부지를 알아봤고 그 결과 지금의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향군상조회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

노조원 A씨는 "오늘 아침 매각 소식을 듣고 임산부의 몸으로 집회에 참여했다"고 전하며 "오래 전부터 매각한다는 소리가 들렸지만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진행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노조원 B씨는 "향군이 상조회를 같은 상조회사에 매각한다면 다행이지만 상조와 하등 관련이 없는 기업에 매각한다면 우리 같은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매각철회는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라고 호소했다. 

본지는 이번 매각에 대해 향군 홍보 관계자에게 질의했다. 향군 홍보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매각이 결정됐다는 것은 이른 얘기고 현재 검토 중이다"라며 매각결정은 부인했다. 하지만 "2016년 국가보훈처에서 향군 정상화 개혁 방안으로 권고한 몇 가지 사항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자본잠식과 적자로 허덕이는 향군상조회에 대해 매각처리하라는 강력한 정부의 권고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군상조회를 정상화 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재까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라고 전하며 "이에 매각 검토를 해보기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에다 컨설팅도 받았으며 컨설팅 회사도 매각을 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결정이 된 건 아무것도 없다. 검토 중이다"라고 일관하며 "매각을 하더라도 경영승계 및 직원의 고용문제는 신중하게 협의를 할 것이기 때문에 매각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노조의 주장은 지나친 기우"라고 답했다.

하지만 향군 관계자의 말과 달리 매각은 현재진행형으로 향군상조회 직원들도 모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향군상조회 대표까지도 향군으로부터 어제(14일) 실사계획을 통보받아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지급여력 비율은 89%다. 지급여력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질 수록 부도 폐업 등 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낮음을 나타내고, 부채비율 또한 낮아야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선불식할부거래 사업자 정보공개 창 갈무리)

향군상조회는 향군이 지분 100%를 가진 향군 산하기업으로 2005년 12월에 설립됐다. 2018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112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77억원이다. 향군상조회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번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2013년과 2014년을 빼면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자본금 또한 잠식됐다. 2018년 말 기준 향군상조회의 자본금은 -329억 원으로 결손 처리됐다. 즉, 자본이 마이너스(-)인 상태다.

​향군상조회의 자본 잠식 원인은 부채규모가 자산을 넘어선 데 있다. 2018년 말 기준 향군상조회 총 부채규모는 3010억원인 반면 총 자산규모는 이보다 적은 2683억 원이다. 

​2010년 이후부터 상조회는 부채가 자산보다 비중이 높아지며, 2017년 결손 자본금은 -271억 원에서, 2018년 말에는 -329억 원이 잠식됐다.

​향군상조회가 선수금에서 모집수당과 운영경비 약 27%를 먼저 빼쓰며 이를 자본에서 결손처리한 결과, 이와같은 경영상 문제점이 회계 상에서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급여력 비율 또한 100%이상을 나타내지 못하고, 89%다. 상조회사의 지급여력 비율이란, 고객이 만기 시 100%환급을 받을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여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총 선수금은 (2019년 3월 기준) 3014억 원 규모로 이 중 50%는 하나은행에 계좌에 예치해 보전한 것으로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선불식할부거래 사업자 정보공개 갈무리)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총 선수금은 (2019년 3월 기준) 3014억 원 규모로 이 중 50%는 하나은행에 계좌에 예치해 보전한 것으로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선불식할부거래 사업자 정보공개 갈무리)

이와 반면 향군의 선수금 규모는 업계 5위 안에 든다. 2018년 말 기준 총 선수금 규모는 약 3010억 원이며, 이 중 50%는 하나은행과 예치계약을 맺어 계좌에 따로 보관 중이다.

​향군상조회가 하나은행에 예치한 선수금 규모는 2019년 3월 기준 1507억원 규모다. 이 돈은 향군상조회가 폐업이나 선불식할부거래업의 등록말소 및 취소 등의 사유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 보관하게끔 법에서 정한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지급 대상은 소비자에게 있다.

​따라서 향군상조회가 매각되면, 향군이 예치한 선수금의 50%도 인수자가 가져가기 때문에 인수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경영권을 가진 향군이 신중해야하는 이유다.

재향군인회상조회 2018년 말 사업년도 감사보고서 주석에 기입된 내용에 따르면 모회사인 대한민국 재향군인회는 2017년도 총 3차례에 걸쳐 60억 원의 차입금을 갖다 썼다. 그러나 상환일이 1년기간인 탓에 이를 해결하지 못해 대여기간을 계속적으로 늘려 빚갚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금융감독원 다트 전자공시 갈무리)
재향군인회상조회 2018년 말 사업년도 감사보고서 주석에 기입된 내용에 따르면 모회사인 대한민국 재향군인회는 2017년도 총 3차례에 걸쳐 60억 원의 차입금을 갖다 썼다. 그러나 상환일이 1년기간인 탓에 이를 해결하지 못해 대여기간을 계속적으로 늘려 빚갚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금융감독원 다트 전자공시 갈무리)

그러나 향군은 향군상조회 매각 과정에 앞서, 이 회사로부터 빌린 67억 원을 아직 값지 못했다. 향군은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죽리에 있는 토지를 질권설정하곤 이를 담보로 향군상조회로부터 총 60억 원의 대여금을 3차례에 나눠서 20억 원 씩 빌렸다. 대여금 상환기일은 1년이지만, 계속적으로 상환기일을 늦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군은 금년도에도 향군상조회로부터 7억 원의 대여금을 더 갖다 쓴 상태다. 아직 2019년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는 본지가 이날 모인 향군상조회 회계 업무를 맡은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다.

​향군이 상조회로부터 빌린 대여금 규모만 총 67억 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모두 향군이 채무변제 용도로 향군상조회로부터 빌린 차입금 규모다.

​향군이 상조회를 매각한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가장 큰 운영의 문제점은 전문성 없는 경영인이 사업을 맡아왔다는 데 의견이 크다. 상조회 운영의 부실을 키우고 그 안에서 각 종 부조리를 낳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부채만 5400억 원에 이르는 향군이 계열사 중 가장 적자가 심한 향군상조회를 매각해 향군의 부채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김진호 회장이 2018년 1월 여주학소원장례식장을 법원 최저경매가의 2배를 주고 산 데 대해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은 적이 있고 국가보훈처로부터 장례식장 매입취소 처분지시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않고 행정소송 중에 있는데, 이런 행위에 대한 흔적을 지우려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 집회현장에서는 노조원들이 출근하는 김 회장에게  "여주 학소원 장례식장에서 얼마 쳐 드셨습니까?"라고 항의하자 김회장은 "지금 누가 그렇게 말했냐?"하며 극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노조원들을 향해 달려들어 수행원들이 말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이 진행된다해도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향군이 지금까지 향군상조회에 빌린 67억원을 어떻게 상환할 것인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을 하게되면 소비자들이 맡긴 부금 선수금도 인수한 회사에서 가져가기 때문에 향군이라는 기관을 믿고 돈을 맡긴 소비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군상조회에 가입한 예비역 기존 가입자들은 향군이라는 타이틀을 믿고 가입했기에 매각 반대 의견이 크다.

민 노조위원장은 "향군상조회는 다른 상조와 차별되는 특별한 기업 이미지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국가유공자의 영현을 모신다는 상징성이다. 이런 이미지때문에 예비역 군인 10만여명이 조직적으로 가입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수할 회사가 이런 향군상조회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받아 경영을 할 수 있느냐이다"라며 "향군은 고객의 약속을 져버리고 또한 상조회와 제휴된 기업에도 통보를 하지 않고 매각을 추진했다"고 비판하며 "기업의 정신과 가치를 배제하고 자본의 가치로만 판단한 이번 매각은 철회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더욱이 상조를 인수하겠다고 알려진 회사가 라임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관련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으로 거론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메트로폴리탄의 향군상조회 매각 관련 실사는 오는 18일에 진행된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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