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아베’…대일 무역적자 16년 만에 최저치 전망

올해 1~10월 대일 수출액 및 수입액 각각 6.5%, 12.8% 감소

  • 기사입력 2019.11.18 17:52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달 24일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달 24일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아베 정권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 이후 4개월이 지난 가운데 한국의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 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하 산업부)와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 이하 무협)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63억 6600만 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206억 1400만 달러) 대비 20%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는 역대 1~10월 기준으로 봤을 때 2003년 당시 155억 6600만 달러 이후로 가장 적은 적자를 낸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무역적자도 2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로 꼽혀왔다. 1965년 일본과 교역을 재개한 이래로 54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대일 무역역조가 개선된 것은 수입 감소폭이 수출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글로벌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반도체 기업의 장비 수입 감축, 국제유가 하락에 따란 석유화학 수입액 감소 등도 영향이 크지만 지난 여름부터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으로 소비재 수입이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충수로 작용,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는 의견이 중론을 이룬다.

최근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제로 전환한 품목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3개 품목이 올 7~10월 전체 대 일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극히 일부분이었다. 정부도 3개 품목 수출 규제가 생산 차질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은 의류, 맥주, 자동차 등 일본산 제품에 대해 자발적 불매운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올 8월 무역통계에서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 감소폭은 7월 대비 92.1% 급감했다. 지난 달 국내 일본 수입차 판매도 2018년 대비 58.4% 줄어드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립외교원 외교보안연구소 김양희 경제통상연구부장은 “일본은 의도와 달리 한국과 전 세계에 미국을 흉내 낸 ‘상호의존성의 무기화’로 ‘탈(脫) 일본화’라는 부메랑을 맞앗고 세계의 불신을 자초해 소프트파워를 실추시키는 자충수를 두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이번 사태의 피해 당사자로서, 전화위복읭 기회로 삼아 역내외 다자무대에서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의 예방에 동조하는 우호세력을 형성해 관련 국제 규범 제정을 주도해야 한다”라고 조언을 곁들였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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