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 청렴·공정사회를 향한 국민권익위원회 2년 반을 돌아보다 ②

반부패 개혁 추진 5대 과제에 역점... 부패인식지수 및 공공청렴지수 대폭 상승
국민권익위 반부패와 청렴 정책의 사령탑 되도록 역할과 위상 높여야

  • 기사입력 2019.11.23 22:34
  • 최종수정 2019.12.01 00:23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이하 국민권익위)는 부패행위 규제를 통해 청렴한 사회풍토를 확립하며 행정청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처분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2008년 2월 29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하여 발족했으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반부패· 청렴 중심 조직으로 재설계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7년 6월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6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박은정 위원장을 임명하며 반부패 총괄기구로서 역할을 일임하게 된다. 

이제 국민권익위가 달려온지 2년 반이 지났다. 국민권익위는 ‘반칙과 특권 없는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그 성과를 평가했다. 이번 연재에서는 청렴·공정사회를 위해 국민권익위가 추진해온 5대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국민과 정부가 함께하는 반부패 개혁

국민권익위는 먼저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반부패 개혁이 공직사회에 뿌리내리고, 나아가 국민들의 삶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역점을 기울였다.

그 출발점은 2017년 9월 출범한 ‘반부패정책협의회’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됐던 부패방지 대책을 대통령과 관계기관이 한데 모여 체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심체를 만들었다. 
이듬해 4월에는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청렴사회민관협의회’를 통해 국민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50개의 핵심 과제를 담아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도 수립했다.

우리사회 전반의 생활 규범으로 자리매김한 「청탁금지법」도 시행 3년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인식도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그간 관행으로 여겼던 공직자에 대한 부탁과 접대를 ‘부적절한 행위’로 인식하게 됐고, 실제로 ‘인맥을 통한 부탁이 줄었다’고 응답한 공무원도 82.2%에 달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인식도 조사 결과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 사회 곳곳의 특권과 반칙 해소 

최근 청년실업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연이어 터져나오는 채용비리는 청년들에게 깊은 상실감을 안겨줬다. 국민권익위는 2030세대 구직자에게 깊은 불신과 좌절감을 주는 채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2017년 정부합동으로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지난해부터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을 출범해  매년 공공기관의 채용실태를 전수점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519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하고 비리연루자를 엄중 제재하는 한편 부정합격자를 퇴출시켰다. 채용비리 피해자 3,317명 중 3,298명(99.4%)이 새로 채용되거나 재응시 기회를 부여받았다.

또한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민간기관으로부터, 감독기관이 소속기관 등으로부터 해외출장을 지원받는 경우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청탁금지법」 해석기준을 엄격히 보완해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이후 국민권익위의 권고로 각 공공기관이 관련 예산의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2019년부터는 신규 예산도 편성하지 않는 성과가 있었다. 나아가 감독기관이 피감기관 등에 부당한 해외출장 지원, 과잉 의전 등을 요구할 수 없도록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하여 해당 관행이 근절되도록 했다. 

지난해 말에는 유치원・비의료인 불법개설 의료기관(소위 ‘사무장 병원’) 비리 등 생활 속 부패 9개 과제를 선정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는 ‘생활적폐대책협의회’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개선을 추진 중이다.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강화 

국민 안전・건강, 공정한 경쟁질서 등을 해치는 공익침해행위는 대부분 신고를 통해 적발된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공익신고를 할 수 있도록 신고자 보호 정책을 꾸준히 고민한 결과, 지난 2년 반 동안 몇 가지 의미있는 제도적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공익신고자의 신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하여 보호된다. 그러나 혹시 모를 불안감으로 신고를 주저하는 국민들까지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2018년 10월 신고자가 아닌 변호사의 이름으로 공익신고를 할 수 있는 ‘비실명 대리신고제도’가 도입되었다. 2019년 7월부터는 국민권익위에 ‘비실명 대리신고 자문변호사단’을 운영하여, 변호사를 통한 상담ㆍ대리신고에 소요되는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함으로써 신고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또한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조치를 할 경우 신고자가 입은 손해의 최대 3배를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사회의 부조리를 없애고 공익에 기여한 신고자들의 명예를 높이고, 신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매년 12월 9일을 ‘공익신고의 날’로 선포했다.

(사진출처=국가국민위원회)

◆ 국민 고충을 초래하는 불공정・갑질 행정 개선 

국민권익위는 불공정・갑질 등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도 적극 추진했다. 국민신문고에 접수되는 연간 400만 건 이상의 민원을 면밀히 분석해 법령과 제도 속에 숨어있는 편법, 특혜 등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 결과 학생보호인력 등 공공부문 채용 시 공직자를 우대하는 특혜성 조항이나, 공공병원 입원 시 연대보증인 작성을 요구하는 관행 등이 상당 부분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  

(사진출처=국가권익위원회)

또한 행정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특정 기업이나 공직자에게만 특혜를 제공하는 등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정으로 인한 고충민원을 해결해 따뜻한 포용국가의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주력했다.

특히 이동신문고, 기업고충 현장회의 등을 통해 민원 현장을 직접 찾아 기회 장벽, 소극행정 등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관련 고충을 해결했다.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 국제사회의 반부패・공정 논의 선도

2020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반부패회의(IACC)’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한국을 개최지로 선정하면서, 그 이유로 “민관 협력형 반부패 거버넌스를 실현해 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민권익위는 지난 2년 반 동안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효과적이고 일관성 있는 반부패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공정・반부패 논의에 적극 참여해 왔다.

그 결과, 2016년 세계 52위에 머물렀던 부패인식지수(CPI)가 2018년 45위로 대폭 상승했다. 또 201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지수의 ‘부패’ 부문 평가도 최근 5년 이내에 가장 높은 순위인 30위를 기록했다. 반부패 국가역량 유럽연구센터(ERCAS)가 발표한 2019년 공공청렴지수(IPI)도 117개국 중 19위로 2017년에 비해 5단계 상승(격년 측정)했다.

국민권익위는 문재인 정부의 공정사회 실현과 반부패 개혁을 주도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 ‘더 투명한 사회, 더 공정한 사회’ 실현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반영하여 앞으로 더 강한 추진력으로 다음 과제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기존의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로 확대・개편함으로써, 정부의 반부패 의지를 확고히 하고 기존 부패방지 대책과 함께 민생・경제 분야의 공정성 향상 대책까지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공직자의 민간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를 법제화하여 권한ㆍ영향력 남용을 방지하고, 공직자의 사적인 이해관계가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ㆍ관리하기 위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도 적극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사전예방, 적발, 사후관리 등 부패방지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적 법 체계를 완비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국민권익위는 기존 284개의 법률 외에 「학원법」, 「위생용품 관리법」 등 100여 개의 국민 생활, 안전과 밀접한 주요 법률 위반행위를 신고한 사람도 보호대상에 추가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법이 개정되면 앞으로 입시 컨설팅 학원의 자기소개서 대필행위*, 성분 기준을 위반한 물수건・일회용품의 판매행위 등도 공익신고의 대상이 되는 등 신고자 보호 범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국민들에게 전가시키거나, 각종 허가 시 부당한 조건을 부가하는 등 공공부문에 산재한 불공정・갑질 지침들을 발굴・정비함으로써 국민 고충도 적극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 국가권익위원회의 앞으로의 과제

국민권익위는 내년부터 대통령 주재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로 확대・개편해 부패방지 대책과 함께 민생·경제와 관련된 공정성 향상 대책을 논의한다. 또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노력을 가속화하여 정부와 공공부문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하고, 국민안전・건강 등과 관련한 「학원법」, 「위생용품 관리법」 등 100여 개의 주요 법률을 공익신고자 보호 대상에 추가해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앞서 권익위원회가 반부패와 청렴 정책의 사령탑이 되도록 역할과 위상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권익위 기능조정을 위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급선무다.

일각에서 국민권익위의 목표들이 무리한 목표라는 시각도 있다.
또한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더욱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는데 청탁금지법이 부패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의견이 일반 국민은 75%, 공무원은 91%에 이르지만 검찰이 2년 동안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은 피의자 310명 중 34명만 기소하고 이 가운데 12명만 정식재판에 넘겨지는 등 법의 엄격한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사회에 만연됐던 관행이 하루속히 바뀔 수 있도록 부패예방을 위한 더 철저한 법의 집행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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