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내년 허리띠 졸라맨다"…비용절감위해 점포 89곳 폐쇄

저금리에 DLS손실 사태로 투자상품 판매위축, 주담대까지 막혀 수익 빨간불
내년 실적 목표치 하향 조정...점포 통폐합으로 고객 불편화 크게 없을 듯

  • 기사입력 2019.12.26 22:42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내 은행이 저금리에 신탁‧대출 규제 ‘3중고’에 시달리면서 2020년 수익성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국내 은행 중 상당수는 내년 실적 목표를 올해보다 낮춰 잡고 점포 통폐합으로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은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 점포 89개를 통폐합한다. 점포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37개의 점포를 통폐합한다. KEB하나은행은 35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7개 점포를 통폐합하며 우리은행도 3개의 점포를 없앤다.

이와같은 점포 통폐합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주요 수익원이던 주택담보대출까지 막혀 내년 경영 상황에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엔 올해 실적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라며 "한 푼이라도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이에 5대 은행들은 비용 절감 및 효율화를 위해서 일제히 점포수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은행권들은 이번 통폐합에 따른 고객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소폭이 가장 큰 서울은 상대적으로 주변에 영업점이 많아 당장 통폐합해도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더이상 점포수가 은행의 경쟁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의 점포 통폐합 움직임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2021년에도 내년 초와 비슷한 35개 안팎의 점포 폐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규모가 작은 점포를 인근 점포와 합쳐 대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내적으로는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책으로 인해 내년 은행권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특히 올해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사태가 불거지면서 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되고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되면서 대출 이자놀이도 더이상 기대하기어려워졌다. 이에 은행들이 전방위적 위기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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