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짜리 태양열발전소, 애물단지로 전락하다 8년만에 철거

전력 생산량 미비, 연구 실적 4건 뿐
세금 수십억원 쏟아붓고 없애버려...전시행정의 폐해 비판

  • 기사입력 2020.01.16 23:55
  • 최종수정 2020.09.13 21:29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대성그룹)

대구를 '솔라시티'로 만들겠다며 2011년 야심 차게 세워진 국내1호 타워형 태양열발전소가 고철덩어리 애물단지로 전락하다 지난 15일 철거됐다. 무려 116억원을 쏟아부어 만들어놓고 8년만에 없애버려 대구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구시 북구 서변동 신천하수처리장 서쪽 금호강변에는 며칠 전까지만해도 높이 46m의 국내 1호 타워형 태양열발전소가 세워져 있었다.

이 태양열발전소는 대구시·대성에너지 측이 116억원을 들여 이명박 정부시절 2011년 세웠다. 이 가운데 국비(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가 71억5000여만원 소요됐고 대성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협력업체 투자비가 45억원 추가됐다. 이 타워형 태양열발전소는 일반적인 태양광 발전소와 달리 지상에 설치된 반사경이 태양열을 받아, 타워에 있는 흡수기로 보내면 1000도에 이르는 열이 생기며 이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생산한 뒤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당시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는 당시 언론에 해당 발전소를 자랑하며 발전소를 통해 태양열 설비와 반사판 등을 수출하고 에너지 관련 연구 실적도 만들어내겠다고 당당하고 선포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만들어낸 연구 실적은 모두 합해 4건(특허 3건 포함) 정도가 전부이며 전력 생산량도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200㎾를 예상했지만, 20~50㎾를 만들어 내는 데 그쳤다. 사실상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결국 대구시·대성에너지 측은 지난해 12월 철거비 2억원을 들여 시설을 철거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태는 당시 신재생 에너지라는 정책에만 발맞춰 제대로된 검증없이 진행된 전시성 사업의 말로라고 지적하며 수십억원의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더이상 없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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