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보릿고개 넘는 이스타항공..."3·4월 월급 없다" 무급근무 논란

대표와 회장은 국회의원 공천에만 정신팔려 모르쇠
2월에도 급여의 40%만 받아...나머지 임금 언제줄지 고지 없어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 2개월치 미납 의혹도 제기

  • 기사입력 2020.03.12 00:19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이스타항공)

지난달 비상경영에 들어간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사전공지도 없이 직원들에게 3~4월 무급근무를 통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을 미납했음에도 명세서에는 납부한 것으로 기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블라인드 갈무리)

지난 4일 블라인드앱에 자신을 이스타항공 임직원이라고 밝히며 "기자분들 봐주세요"란 글이 올라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이 직원에 따르면 “최근 팀장회의에서 대표가 3, 4월 월급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급여를 줄 형편이 안 되면 사전에 미리 공지하는 게 맞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충분히 구축돼야 회사나 구성원이 대비를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해당 직원은 "에어서울의 경우 단체휴직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차라리 한달을 쉬면 일용직이든 대리운전이든 생활비를 마련하지 않겠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직원 중에는 노동부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더군다나 그는 "2월에도 급여의 40%밖에 받지 못했으며 그것도 월급날 당일 공지를 띄우며 사측은 이해해 달라고만 써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19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에 이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이에 상무 이상 임원의 급여 30%, 본부장급 임원은 직책 수당을 자진반납하며 운항과 객실직을 제외한 전 임직원에 근무일과 근무시간 단축 신청을 받았다.  또한 현재 유지 중인 무급휴직은 현상유지하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한 연장근무는 불허하기로 했다. 

다만 이것는 6월까지 진행되는 한시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영 및 자금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임직원들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도 2개월치 미납된 상태임에도 급여명세서엔 납부가 된 것처럼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타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임금 미지급 관련 내용은 회사 사정이 그만큼 어렵다고 설명하며 나온 말이라며 일부 직원들의 오해라고 해명했다.

해당 직원은 "제주항공이 인수해서 사정이 나아질거라고 하지만 그것도 다음달 29일에 인수잔금을 치른 후에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제주항공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스타항공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에 제주항공 역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음달 29일에 인수과정이 마무리 된다면 제주항공의 경영권 행사는 5월에야 이루어지게 된다. 이에 3,4월이 이스타항공에겐 최대 보릿고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에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설립 이후 2016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 증가세에 힘입어 2016년부터 3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업황 악화에다 항공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더군다나 보잉 737 맥스8 기종 2대에 동체 균열 악재는 이스타항공의 날개를 꺽었고 일본 노선에 대한 수요가 급락하면서 경영난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인수한다해도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될 예정이기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3,4월에 보릿고개를 넘고 봄을 만끽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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