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안산1캠프 비정규직 사망, “예고된 인재인가?”

47세 비정규직 택배 물류 직원, 하루 10시간 주 야간근무
승강기 없는 건물에서 오르고 내리는 일 하다 심정지로 사망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20살 알바생 레일에 손끼는 사고 발생

  • 기사입력 2020.03.13 15:15
  • 최종수정 2020.09.13 22:3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쿠팡 홈페이지)
(사진출처=쿠팡 홈페이지)

12일 안산캠프 쿠팡맨이 근로 중 사망했다. 쿠팡맨들 사이에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급증하는 배송물량과 코로나라는 전염병의 이중고와 싸우는 이 상황에서 죽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며 이번 동료의 죽음은 예견된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은 12일 쿠팡 안산1캠프에서 근로자 사망과 관련한 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동료 쿠팡맨에 따르면 해당 배송근로자는 47세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한지 한달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야간근무자로 평소처럼 11일 오후 10시 30분경 출근해 해당 근로 지역에서 배송업무를 했다. 그러다 새벽시간에 엘레베이터가 없는 건물 4층에 다량의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내리다 갑자기 심정지가 와 쓰러졌다. 정확한 사망시간과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쓰러진 해당 근로자는 주변 쿠팡맨에게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깨어나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쿠팡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물량이 급증해 배송근로자의 과로문제 및 극심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또한 전염병을 뚫고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쿠팡맨의 안전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근로자의 사망사건이라 쿠팡맨들은 더욱 충격에 휩싸였다.

쿠팡 노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살펴봐야 하지만 과로사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감당할 수 없는 배송물량으로 쿠팡맨들은 과로와 싸워왔다. 과도한 업무에 치여 오죽했으면 5000명이 넘는 직원 중에 정규직 비율이 20%될까 말까다. 더욱이 해당 사망자는 비정규직 직원이라 할당물량에 대한 압박감이 컸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13일 노조측은 해당 사망자가 안치되어 있는 안산고대병원으로 조문을 간 뒤 추후 대책을 의논할 예정이다.

본지 취재팀은 쿠팡측이 근로자 사망사건을 해당 관할 안산지청에 신고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근로자 작업장 사망은 중대재해임에도 불구하고 안산지청은 사업장 가동을 중지시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지청 관계자는 “해당 근로자의 사망원인이 과로사인지 지병이 있었는지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배송근로자는 배송지가 작업장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장을 중단시키는 데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물류센터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 최근 쿠팡 고양 물류센터에서는 20살 아르바이트 직원이 물류하차를 하던 중 레일에 손이 끼는 사고를 입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 직원들 사이에서도 쉬쉬하며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사업주가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근로감독 실시가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쿠팡은 지난달 20일부터 급증하는 배송물량으로 인해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물류 처리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밝힌바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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