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손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라임에도 700억 투자해 손실 드러나

자금 쪼들려 아시아나까지 매각위기에 계열사 담보로 대출받아 사모펀드에 투자
직원들은 임금동결로 허리띠 졸라매는데 오너는 투자 혈안, 도덕적 해이 비난

  • 기사입력 2020.03.30 14:24
  • 최종수정 2020.03.30 14:56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금호아시아나그룹 홈페이지)
(사진출처=금호아시아나그룹 홈페이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박삼구 회장이 계열사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700억원 가량을 라임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는 금호아시아나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직원들이 임금동결 등 허리띠를 졸라매던 최악의 시기였다.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려 하면서까지 금호그룹의 계열사 채무로 사모펀드에 투자한 박 회장의 도덕적 해이와 리더쉽 부재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속리산고속 등은 총 700억원가량을 라임 관련 펀드에 투자했다. 투자한 펀드는 ‘라임새턴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새턴 펀드)’ 시리즈 1호 및 4호다.

계열사 별로 투자규모는 에어부산이 200억원, 아시아나개발 130억원, 아시아나에어포트 120억원, 아이사나IDT 119억원, 에어서울 100억원, 금호속리산고속 30억원 순이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에어부산은 새턴 펀드 4호에 197억원대 규모의 돈을 투자해 146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에 이 손실과 378억원의 영업적자까지 합쳐 에어부산은 당기순손실이 729억원으로 불어났다. 여기다 에어부산 부채 비율은 2018년 98.7%에서 지난해 811.8%로 급등한 상태다.

2018년에는 에어부산을 비롯해 아시아나개발(130억원), 에어서울(100억원), 금호속리산고속(30억원)이 1호 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에어부산 외 나머지 금호 계열사들은 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전 환매해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에어부산만 손실을 입었고 대부분 회사는 환매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라임사태의 투자 손실이 알려지자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 가운데 예상치 못하게 라임 투자로 인한 손실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3월 26일 기준 시가총액은 7500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더구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계약 조건에는 최근 라임사태로 손실을 입은 에어부산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으로선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한편, 이번 라임사태 손실로 인해 박 회장의 악명높은 리더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초창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생명과 타이어, 항공사, 석유화학에다 부동산이 많은 금호고속까지 자산과 현금이 풍부한 재벌로 손꼽혔다. 그러나 2002년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아버지 박인천과 박성용, 박정구 형들이 재계서열 10위권 내로 진입시킨 금호아시아나를 위기로 몰아놓고 급기야 2009년 워크아웃에까지 빠지게 했다. 그 후 회장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11월 전문경영인 신분으로 회장직에 복귀해 논란을 빚었다. 복귀한 후에도 무리한 M&A의 여파로 자금난을 겪었고 위기는 더욱 심각해져 급기야 2019년 결국 그룹 매출의 70%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를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했고 재계순위 60위권 밖의 중견기업으로 추락하게 만들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