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DB손보, 10년 넘은 협력사 보험사기로 고발 후 계약해지 통보

DB손보, “보험사기 혐의 명백해 해지” vs 협력사, “밀어내기 위한 음해공작”
보험정비수가 일방적 삭감 및 수리비 특정 프로그램 사용, 렌트카 무상지급 강요

  • 기사입력 2020.04.01 15:00
  • 최종수정 2020.04.01 15:03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DB손해보험의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이 도마위에 올랐다. 10여년간 협력해온 업체를 보험사기혐의로 고발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협력업체는 그동안 손해를 감수하며 정비수가에 맞춰왔고 DB손보를 위해 일을 했는데 보험사기라는 누명을 씌우고 밀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갑질을 청와대 청원에 올렸다. 그러면서 보험정비수가 일방적 삭감 및 수리비 특정 프로그램 사용, 렌트카 무상지급 강요 등 끊임없는 DB손보의 갑질을 고발하고 나섰다.

◆ DB손보, 계약서에 없는 조항 갑자기 만들어 보험사기로 음해하고 계약 해지

인천에 소재한 자동차정비공장인 ㈜아트샵모터스(대표 신태호)는 DB손보 평가에서 외제차 수리 업체 중 전국 1,2위를 차지했고 국산차 수리에서도 지역 우수업체(A등급)을 받을 만큼 10여 년간 DB손보의 협력업체로 손발을 맞춰왔다.

그런데 작년 9월 DB손보는 아트샵모터스를 허위·부당청구로 고발하고 수사를 이유로 지난달 9일에 협력업체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해지 공문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DB손보는 지난 3월 5일자에 발송한 공문에서 “아트샵모터스는 DB손사(손해사정주식회사)에서 주관하는 올해 상반기 프로미카서비스센터 등급 조정 결과 ‘정지’ 결정 됐다”며 지난달 9일자로 현장출동서비스 업무 정지를 통보했다.

이에 아트샵모터스 신 대표는 “DB손보와의 계약서상에 법원 판결에 의하여 협력업체에 형사적 책임이 있을 때 해지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DB손보의 자회사인 DB손사의 김모 차장이 ‘수사 중일 때는 협력업체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을 작년 12월에 만들어 삽입하고 갑자기 일방적으로 올해 계약서를 수정하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청원에는 “DB손해보험이 경찰의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협력업체에서 배제해 손해가 막심하다”면서 “대기업의 ‘갑질’ 횡포에 회사는 도산 위기에 처해 있고 종업원과 종사자 20명도 전부 실업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지난해 9월 DB손보가 제3자를 보험사기로 조사하면서 우리 회사도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게됐다”며 “최근 DB손보의 중간관리자 파트장급들과 네트워크 관리팀장등이 바뀌면서 DB손보 출신이 아닌 나를 밀어내기 위해 이같은 사태가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무죄이며 나는 보험사기범이 아니다"라며 “부정하게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이 없으며 사기(허위청구)와 관련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영업지원비에 대해 “보험사가 직원들의 손해사정 과정에서 허위청구와 부당청구를 사전 차단하고 지적해야 할 문제이지, 정확하게 정산되고 세무 신고된 영업지원비를 보험사기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판단하기로는 일련의 일들이 DB손해보험에서 인천지역에 외제차 협력업체를 최근 구축하면서 우리 회사를 밀어내고 그들의 수익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것은 명백한 불공정 갑질행위다"라고 덧붙였다.

그도 그런것이 신 대표가 휴대폰까지 경찰에 넘기면서 하루빨리 수사를 받고 사건이 종결되기를 원했지만 경찰에서는 휴대폰의 포렌식 검사와 직원들 조사를 마쳤으면서도 지난해 9월부터 3월까지 수사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이번 4월이 되서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경찰은 검찰청 핑계를 대며 수사를 지연시켰다. 검찰청에 알아보니 기록도 없는 상태다. 그 덕분에 회사 운영만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DB손보 관계자는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다. 아트샵모터스 대표는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수사 막바지 단계로 곧 결론이 나올 것이다. 보험사기 혐의가 있는 공업사에 고객 보호차원에서 현장 출동 서비스나 정비 서비스를 맡길 수 없다. 이에 계약을 해지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 대표가 보여준 녹취록에 따르면 DB손보 총괄지원팀장은 지난 2월에 신 대표를 찾아와 계약해지를 하러 온 것이 아니며 회사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 어쩔 수가 없으니 현장 출동은 불가피하게 일단 일시적으로 정지를 하고 결과에 따라서 원상복구를 하거나 그 후속조치를 하자고 전했다.

◆ 보험정비수가 삭감 및 수리비 특정 프로그램 사용, 렌트카 무상지급 강요 등 DB손보의 끝없는 갑질 고발

계약서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문제는 자동차 정비업체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그간 DB손보가 저질렀던 갑질에 대해 세세하게 밝혔다.

보험사와 정비업계 간 자동차 사고 정비요금 관련 해 해묵은 갈등을 풀기위해 2018년 국토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적정 정비요금을 공표했다. 또한 정부기관의 수리비 협상 권고에 의거해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협의를 통해 기준을 정하고 운영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갑의 위치에서 협의한 정비수가로 협약하지 않고 협력업체란 명목으로 수가를 하향 조정하여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 대표는 "DB손보도 정비공장에서 청구한 수리비에 대해서 협의없이 임의적으로 손해사정하여 동의도 없이 삭감 지급하고 있으며 또한 외제자 수리는 아우다텍스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에 적용한 수가는 수년전 적용된 수가를 전혀 인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용하여 정비공장들은 큰 손해를 감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험사가 수리비를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협력업체로 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DB손보 관계자는 “국산차는 AOS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외제차는 아우다텍스를 사용한다. 이것은 협력업체 선택이지 강요는 아니다”라고 신 대표와 다른 의견을 밝혔다.

신 대표는 "보험사들은 한해 1조~5000억원 이상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비공장의 어려운 여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보험사 직원들은 평가를 잘 받으려고 갑질 삭감을 무자비하게 진행하고 있어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B손보의 갑질은 사고차량에 대한 물량 수급에도 이어졌다. 보통 보험사의 협력 업체에 지정이 되면 사고차량에 대한 물량은 일정하게 수급되도록 하고 있지만 DB손보는 DP라는 특별우수업체(약60개)를 만들어 그들 업체에 사고 물량을 집중하도록 출동업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머지 업체들은 수리비도 갑질삭감 당하면서도 협력 업체가 되기 위해 또 우수업체에 되기 위해 수모를 감수하면서 DB손보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DB손보는 간접손해를 절감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사고로 인하여 차량이 필요한 고객들이 렌트카를 요구하면 협력업체가 고객에게 렌트카를 무상으로 제공하게 하며 유상 렌트카를 사용하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 역시 갑질이며 보험사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불공정 거래라고 생각한다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DB손보 관계자는 "해당 정비업체의 대표는 직원들을 동원해 국민청원 등 언론을 이용해 수사 종결 단계에서 뭔가 해보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에 수사가 종결되면 회사차원에서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다"라며 불공정거래에 대한 답변보다는 보험사기로만 치중하려는 모습을 보여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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