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중국에서 상표권 무효 판결 받은 이후...항소심 준비 어떻게 되나?

中 베이징 법원 "특정 지명과 에펠탑 사용은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다" 상표권 무효판결
SPC그룹 "항소 준비 어떻게 하고 있냐"는 기자 물음에...그저 "묵묵 부답" 답변 회피

  • 기사입력 2020.04.17 12:42
  • 최종수정 2020.04.17 13:09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파리바게뜨)
(사진출처=파리바게뜨)

코로나 위기로 중국에서 롯데 백화점 및 국내 유통점들이 대거 철수하고 있다. SPC 또한 예외가 아닐거라고 전망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 법원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국내 제빵기업인 SPC는 고유 상표권에 대해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SPC는 중국에서 영문 상표명인 ‘PARIS BAGUETTE’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중국에 있는 300여개 파리바게뜨 가맹점은 간판을 바꿔야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풍전등화에 놓인 SPC는 현재 재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회피 중이다. 재심을 청구했는지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사진출처=바이두)
(사진출처=바이두)

◆ 중 베이징 법원 파리바게뜨 영문 상표 무효 판결.."특정 지명 표기와 에펠탑 그림은 프랑스에서 만든 빵이라고 속이는 행위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직영 1호점을 운영해 오다 2007년 중국특허청에 파리바게뜨의 중국어 상표인 ‘巴黎贝甜(파리베이티엔)’과 영문 ‘PARIS BAGUETTE’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국특허청은 2015년 3월 ‘PARIS BAGUETTE’ 영문 상표만 등록을 허가하고 ‘巴黎贝甜’ 중문 상표는 불허했다.

이런 상태에서 SPC는 조선족 상표권 브로커가 제기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 원고가 제기한 재산권침 소송에서 SPC는 피청구인이며 “‘PARIS BAGUETTE’의 상표에 들어 있는 ‘PARIS’와 상표에 그려져 있는 파리의 에펠탑 그래픽이 소비자에게 생산지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SPC는 “‘PARIS BAGUETTE’ 상표는 장기간에 걸쳐 홍보되어 안정된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상표는 전 세계 23개국에 등록되어 있고 이 상표의 등록은 소비자의 오인을 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 베이징 법원은 SPC가 등록한 파리바게트의 영문 상표는 "특정 지명을 사용한 상표권으로 인해 소비자가 프랑에서 만든 제빵 브랜드라고 오해할 수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상표권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는 국내 상표법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규정이다.

재판부는 “중국 상표법 10조 1항의 7항에 따르면 사기성이 있고 상품의 품질 등 특징이 있거나 원산지에 오인이 생기기 쉬운 마크는 상표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있다”며 중국상표평심위원회가 판정한 ‘PARIS BAGUETTE’의 등록 유지 결정을 철회했다.

◆ 중국 300여개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운명은 풍전등화...회사는 묵묵부답

이 사건 판결로 인해 중국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아온 SPC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의 사업여부도 불투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보복에 이어 최근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이 대거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한 국내유통기업의 리스크가 크다.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 주한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쫓겨났다. 중국 정부의 잇딴 보복 조치로 롯데는 중국에서 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접었다. 롯데는 이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다 2018년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중국 내 식품제조업에서도 철수한 바 있다. 현재 중국에는 롯데백화점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2개 매장만이 운영 중이지만 이또한 철수 단계를 밟고 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2010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장 확산 속도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재 300호점을 돌파했다. SPC그룹은 중국 파리바게뜨의 ‘고급화’와 ‘현지화’를 통해 현지 시장에 대한 유연한 변화와 대응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에 SPC그룹은 중국 베이커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 하기 위해 지난해 톈진공장을 준공하는 등 중국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상표권 무효판결을 받아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