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한국기업데이터...직원 사망부터 성폭행 이슈까지

유가족 “15년간 충성한 통계 전문가를 무연고 영업지사로 발령내 외롭게 죽게 해"
과거 직원 이메일 사찰, 채용비리 의혹, 성폭행 2차 가해...도덕적 해이 넘쳐나

  • 기사입력 2020.06.18 00:00
  • 최종수정 2020.09.14 11:3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기업신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의 직원 A씨(49세)가 지난 10일 대전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들은 A씨가 회사의 보복성 발령으로 연고도 없는 곳에 보내져 죽음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회사는 A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보복성 인사가 아닌 순환근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에서는 A씨가 발령받은 대전은 유배지나 다름없다는 증언이 등장해  보복성 인사에 대한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거 직원들의 이메일 사찰, 채용비리, 최근에는 여직원 성폭행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기업데이터의 도덕적해이에 국민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기업데이터의 대전지역 지사장인 A씨는 경찰과 가족에 의해 자신의 대전 오피스텔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다. 대전지사로 발령난지 5개월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유가족들은 “회사의 보복성 발령으로 연고가 없는 곳에서 A씨가 쓸쓸하게 죽어갔다”며 “회사가 마주하지 않아도 될 죽음에 A씨를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까지 가족들과 연락이 됐지만 9일부터 문자 메세지 등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A씨의 죽음에 회사와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기업데이터에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자 A씨는 자신과 무관한 일임에도 사측으로 부터 책임 추궁을 당하고 경위서를 쓰는 등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고인은 가족들에게 이같은 고충을 토로하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갑자기 연고도 없는 대전으로 발령이 났다. A씨는 통계 전문가로 15여년동안 회사에서 일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대전 영업직으로 발령을 받아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유가족들은 전했다.

공교롭게도 A씨가 사망한 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국기업데이터 직원으로 보이는 누리꾼이 "대전지사는 몇 개월마다 지사장이 바뀌는 대표적인 유배지라며 유배지에서 외로운 생활을 홀로 감당했을 A씨 생각을하면 슬프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같은 A씨의 사건 외에도 최근 한국기업데이터에는 인사팀장이 여직원을 성폭행해 해고를 당하자 해당 인사팀장은 이에 항의해 회사간부들의 비위의혹을 폭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과거 한국기업데이터는 2016년 대표가 전체 직원들의 이메일을 사찰하고 지난해 채용비리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이에 거듭되는 회사의 도덕적 해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 관계자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동료로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에 회사는 일주일간 회식과 엠티같은 행사도 금하고 고인을 추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유가족들에게 회사가 취할 예우를 다하겠다고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보복성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관계자는 "자사는 250명 정도되는 직원 규모와 지방에 8개 지사를 가지고 있으며 부사장 간부도 40~50명정도 된다. 고인도 통계전문가로 15년동안 회사에 많은 공을 세우신 부사장급 간부이다. 부사장급 간부가 상위직으로 가기위해선 다른 직무경험도 필요하다. 경력개발 차원에서, 순환근무차원에서 낸 발령일 뿐이다. 고인도 초반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몇 달 뒤 지사직원들과 관계도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2차 피해를 우려해 회사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일축하며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완벽하기는 어렵다. 부족한 제도나 문제가 있다면 차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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