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산성비를 맞으면 정말 머리카락이 빠질까요?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210
산성비가 탈모 영향 주려면 매우 강한 산성에 지속적 노출돼야

  • 기사입력 2020.09.07 10:4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예상치 못한 비 때문에 난감해본 적 다들 있으시죠? 손에 우산은 없고, 빨리 가봐야 하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안하니 발만 동동거리게 되죠.

눈 딱 감고 뛰어가고 싶지만, 산성비를 맞으면 안 그래도 걱정인 탈모가 혹시 더 심해질까봐 발을 떼는 게 쉽지가 않죠. 그런데 정말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카락이 빠질까요?

산성비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과 같은 오염물질이 작은 빗방울에 녹아 만들어집니다. 사실 원래 빗물은 대기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가 녹은 채로 내리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없더라도 pH 5.6의 약한 산성을 띠게 됩니다. pH 5.6 이하의 빗물을 우리가 보통 말하는 산성비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한 산성비는 나뭇잎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또는 토양에 여러가지 변화를 일으켜서 식물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토양중의 영양염류를 유출시켜서 토양의 비옥도를 저하시키고 뿌리를 손상시키죠. 또 박테리아 등 토양에 사는 미생물의 활력을 저하시켜 유기물의 분해가 지연되고 물질순환이 방해받게 됩니다.

이러한 피해는 결국은 넓은 지역의 삼림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또한 하천과 호수의 물을 산성으로 만들어 그곳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더 이상 살 수 없게 만들기도 하죠. 심지어 대리석 조각품이나 건축물, 철 구조물의 부식을 빠르게 하여 물질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산성비에 의한 피해는 유럽과 미국, 캐나다, 중국 등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오염배출원으로부터 장거리를 이동하여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국가간에 문제로 심화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급속한 공업화를 이루고 있는 중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성비 때문에 사람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조금 과장된 생각입니다.

산성비에 의해 탈모가 일어나려면 두피나 모근 세포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한 산도의 산성비에 노출돼야 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사실 이러한 경우는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비가 쏟아지는 데 우산 없이 머리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탈모의 원인은 대부분 유전적 소인이 크며, 강한 스트레스, 열성 전염병, 내분비질환, 비듬, 약물중독 등 다양하게 꼽을 수 있습니다. 머리 묶는 형태와 장시간 모자를 쓰는 등의 경우도 들 수 있죠. 물론 건강한 사람도 매일 100여 가닥의 머리카락은 빠진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비를 조금 맞는다고 탈모가 일어날 거라는 걱정은 크게 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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