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1년째 지연' 서울시 지하철 미세먼지 사업, '공사 출신 퇴직간부' 압력 때문?

서울시 국정감사서 사업 연기에 따른 300억 추경 예산 미집행 문제 지적
공사 출신 퇴직 간부가 공개입찰 떨어진 (주)알티넷 취업한 사실 드러나
김 의원 “고의적 역할했을 합리적 의심 들어, 민·형사상 처벌감”

  • 기사입력 2020.10.20 19:48
  • 최종수정 2020.10.20 19:52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전직 퇴직 간부의 영향력 행사에 따른 서울시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사업 지연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은 공사 간부 출신 퇴직자가 민간 업체에 취직해 사업 예산 집행 지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공사 출신 퇴직 간부가 서울시의 관련 절차 지연에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며, “작년 추경예산도 집행 못할 정도로 일이 지연되고 있는데, 만약 공모에 의해서 고의적 지연을 한 게 맞다면 이것은 민·형사상 처벌감이다”라고 질타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서울시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위해 추경 국비 90억 포함 300억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해 11월에는 공개입찰을 통해 지하철 터널 환기구에 설치할 양방향 전기집진기 기술을 보유한 (주)리트코를 시범 사업자로 선정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50% 낮추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선정 한 달 뒤인 12월, 경쟁업체 (주)KC코트렐과 (주)알티넷은 공사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신청했다. 두 업체는 공개입찰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했다가 리트코에 밀려 떨어졌던 업체다. 두 업체의 소송은 1심에서 기각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4월 공사는 특정기술심의 공고를 열어 다시 리트코라는 중소기업을 선정하고 5월 홈페이지에 이같은 사실을 개재하며 사업 진행 계획을 공지했다. 그 뒤에 6월, 이번에는 서울시 모 시의원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시정질의를 했고 감사가 진행됐다. 그해 8월 KC코트렐의 가처분 신청 2심이 있었지만 다시 기각 판정됐고, 약 3개월간 진행된 감사에서도 사업자 선정 과정에 어떤 의혹도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상훈 의원은 “업계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피해보는 것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서울 시민들”이라며, “현재 아무 이유없이 1년 째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업 지연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공사 출신 퇴직 간부가 지금 현재 알티넷에 들어가서 공사와 서울시의 관련 절차 지연에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재취업 규정에 따라 KC코트렐에 못 들어가니 이와 컨소시엄을 맺은 알티넷에 들어가 이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발언대에 세운 뒤 “입수한 공사 퇴직 간부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KC코트렐과 알티넷에 들어간 인원 둘 중 한 명은 제출된 명단에 없었다. 본인이 고의로 노출시키지 않았거나 아니면 다른 데 취업했다가 다시 직장을 옮긴 것인지는 모르겠다”라며, “공사 퇴직 간부들이 취업한 회사 이해관계를 위해 부당한 사업 지연에 역할했다면 시민들 위해서 옹당한 일 아냐”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이 과정을 보면 고의적으로 서울시 결정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역할했을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며, “서울시와 공사는 이 부분을 면밀히 파악해서 제대로 된 판단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대책을 요구했다.

김 의원의 질의공세에 김상범 사장은 “두 분 중 한 명은 임원급이기에 일단 해당은 되지만 3년이 지났고, 한명은 직원 출신이라 저희가 관리를 하지 못했다”라며, “여러 설이 있으니까 파악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서정협 부시장 역시 “들여다보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공사의 지하철 터널 사업 연기에 따른 추경예산 미집행에 대해서는 9월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 특정기술심의 공고 당시 배정된 사업비는 173개소, 약 527억 원 상당이다. 현재 2019년 추경분 300억 원 중 국비 90억 원만이 시범 설치에 쓰였으며 남은 210억 원은 집행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2020년 추경분 300억 원은 내년으로 이월될 예정이었으나 공사는 이 마저도 예산을 무효화했다. 이어 터널 환기구가 아닌 역사 공조기에 들어갈 새 필터 설치 비용 286억 원을 내년 예산안에 추가 신청해 논란을 낳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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