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히말라야의 ‘하얀 그림자’ 눈표범이 살 곳이 없어요

IUCN 적색목록 취약(VU)종 지정
지구온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멸종 부추겨

  • 기사입력 2020.10.22 17:33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깊은 산 속 휘날리는 눈발을 헤치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나오는 하얀 그림자가 있다. ‘히말라야의 유령’이라고도 불리는 이 그림자의 주인공은 바로 눈표범이다.

고양잇과에 속하는 눈표범은 표범을 닮았지만 그 보다는 몸이 조금 작고 꼬리가 길며 굵다. 회백색빛의 바탕에 엷은 황갈색을 띄고 있으며 몸 전체에 표범과 같은 암갈색 얼룩무늬가 있다.

눈표범은 아프니가스탄과 네팔, 러시아 등의 높고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살고 있다. 여름에는 해발 3000~4000m의 고산지대까지 올라가지만 겨울이 되면 먹이를 찾기 위해 해발 1800~2000m의 삼림지대까지 내려온다. 녀석의 긴 털은 추운 날씨와 세찬 눈발을 막아주는 데 제격이다. 등면의 털은 4~5cm 정도 되며 배의 털은 8~10cm나 된다.

주로 단독생활을 하며 낮에는 보통 바위 틈에서 쉬곤 한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배가 고픈 녀석은 슬슬 몸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산양이나 토끼, 멧돼지, 사슴 등 먹잇감이 포착되면 한참을 노리다 순식간에 달려들어 사냥을 개시한다. 눈표범은 근육이 잘 발달해 민첩성과 도약력이 뛰어나다.

눈밭은 녀석들이 지낼 수 있는 소중한 생명의 터전이다.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고원의 눈이 점차 녹아내리고 있다. 눈표범의 서식지 역시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녀석들을 멸종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에 눈표범을 ‘취약(VU)’종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WWF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눈표범의 개체 수는 20여 년 전에 비해 약 5분의 1이 줄어 현재는 5천 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기후에 의해 환경이 변화하면서 녀석들의 먹잇감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배고픈 아이들이 고원 밑의 인간들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가축을 죽이고 민가를 습격할 위험이 있는 눈표범들을 인간들이 가만 둘리가 없었다. 실제로 몽골에서는 민가에 내려온 눈표범을 죽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이 희귀한 눈표범들은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겨울에는 흰색에 가까운 회색으로, 여름에는 회갈색으로 변하는 눈표범의 모피가 매우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이상기후와 더불어 인간의 무분별한 밀렵까지, 눈표범의 살 길이 점점 더 막막해지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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