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지구온난화가 초대형 태풍을 만든다고?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282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 시 3등급 이상 태풍 50% 늘어

  • 기사입력 2020.12.17 17:4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열대저기압에 동반된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열대저기압에 동반된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이례적인 폭우와 연이어 지나가는 태풍 때문에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많았죠. 문제는 현재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번과 같은 자연재해들이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강력한 태풍을 50%나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 가량 증가하고, 약한 태풍의 발생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연구진이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 하여 열대저기압 변화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되어 있어요.

태풍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열대저기압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경제적으로도 피해가 큰 기상재해입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만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의 발생 및 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죠.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로 격자 간격이 큰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열대저기압과 같은 작은 규모의 대기와 해양 간 상호작용이 상세히 시뮬레이션 되지 않아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km와 10km의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 및 기후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결과죠.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 및 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되어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 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높아진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늘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