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쫑긋’ 토끼처럼 긴 귀를 가진 귀여운 박쥐를 아시나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IUCN 관심(LC)종
동굴, 폐광 등 무너지면서 서식지 잃어

  • 기사입력 2021.01.24 19:1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토끼박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토끼박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토끼처럼 쫑긋한 귀를 소유한 귀여운 박쥐가 있다. 토끼박쥐 또는 긴귀박쥐도 불리는 녀석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애기박쥐과다.

몸집만큼 긴 귀와 달리 주둥이는 짧으며 콧구멍은 위로 세워져 있다. 좌우 귀의 밑부분은 이마를 지나 서로 접해 있고 큰 귀 덕분인지 상대적으로 머리가 작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암갈색 또는 담갈색을 띠고 있는 토끼박쥐는 등 쪽은 담갈색, 베이지색, 올리브 갈색이며 배 쪽은 담황색과 황색이다. 가뜩이나 어두운 동굴 속에서 녀석들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토끼박쥐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동아시아,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인제군, 정선군, 태백시 등에 분포하고 있다.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며 서식환경에 따라 나무 구멍, 동굴, 가옥 등을 집으로 삼는다.

11월에서 3월 정도까지 이르는 겨울에는 주로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겨울잠을 청한다. 혼자 자기도, 무리를 지어서 동면하기도 한다. 그리고 초여름이 되면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여름과 겨울의 서식지가 수 km 이내에 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최장 이동 거리는 42km 정도다.

평균 수명은 4.5년이지만 최대 22년을 산 토끼박쥐도 있다고 한다. 주로 나비나 나방, 강도래 등의 곤충을 먹고 지낸다. 비행하면서 날아다니는 곤충을 사냥하는 실력이 남다른 녀석이다.

종종 강원도 지방의 폐광 등에서 겨울잠을 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토끼박쥐는 어느 시점부터인지 무척 보기가 어려워졌다. 서식지가 산악지대나 동굴, 폐광 등이다 보니 산악도로가 건설되고 간벌 작업이 펼쳐지면서 졸지에 살 곳을 잃어버린 것이다.

환경부는 결국 토끼박쥐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녀석들을 적색목록 관심(LC)종으로 분류하고 보호에 나섰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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