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생기업 엘엠에이티 둘러싼 회계부정 의혹
[단독] 회생기업 엘엠에이티 둘러싼 회계부정 의혹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1.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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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상 사라진 재고자산 300억 원 행방 의문
LMAT측 “300억 재고 임의로 회계처리 한 것일뿐”
내부고발자 임씨, “대출받으려고 회계조작한 것”
외부감사 맡은 보명, 감사 거절하고 회사 탓 돌려
LMAT 서희식 대표. (사진=엘엠에이티 홈페이지 갈무리)
LMAT 서희식 대표. (사진=엘엠에이티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자동차 3차 협력사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소재 (주)엘엠에이티(LMAT, 대표 서희식)를 둘러싸고 서희식 대표의 300억 원 재고자산 횡령 의혹과 사기회생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본지가 사측에 확인한 결과,  “300억 원의 재고자산은 회계를 임의로 작성해서 생긴 누적 자산”이라고 시인했다. 이에 따른 회계부정 및 회계 오류가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회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회계감사를 했던 회계법인은 어떻게 있지도 않은 300억 원의 재고자산을 감사보고서에 계속적으로 기입해왔던 것일까. 이에 대해 회계법인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재무제표서 감쪽같이 사라진 재고자산 300억...처음부터 없던 자산이었다?

본지가 입수한 LMAT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8년 약 340억 원이었던 재고자산이 2019년에는 4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약 300억 원의 재고자산이 흔적도 없이 증발된 사건이었다. 이에 따라 2018년 497억 원이 넘었던 유동자산 역시 2019년 187억 정도만 남아 있었다. 약 300억 원의 차액이 함께 발생했다.

제무제표상 증발한 300억 원과 관련해 LMAT의 외부감사를 맡아왔던 보명회계법인과 사측의 회계부정이 남발한 사건이었다. 임의로 회계를 작성하는 것은 분식회계 문제를 낳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무이다.

LMAT의 재무제표. 2018년 497억 원이 넘었던 유동자산이 2019년 187억 정도만 남아있다. 2019년 외부감사는 거절됐다. (사진=환경경찰뉴스)
LMAT의 재무제표. 2018년 약 340억 원이었던 재고자산이 2019년에는 약 40억 원에 불과하다. (사진=환경경찰뉴스)

LMAT측에 따르면 그동안 회사의 외부감사를 맡아왔던 보명회계법인은 2019년 들어 매몰비용을 지적하면서 재고자산에서 300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삭제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LMAT의 작성된 보명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줄곧 250억 원 이상의 재고자산이 표기돼 있었지만 2019년 돌연 40억 정도만이 남아 있었으며, 그해 보명회계법인은 LMAT의 외부감사를 거절했다.

LMAT 해외영업팀 소속 내부고발자를 자처했다가 작년 11월 해고를 당한 임신영 씨는 “서희식 대표는 온갖 수법을 동원해 회계를 조작하고 이를 통해 국책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매출량을 늘렸다”라며, “마음만 먹으면 회계사들 동원하고 외부감사와 짜고 쳐서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일은 서 대표에게 일도 아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서 대표의 횡령 문제도 모두 회계조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매출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재고 자산을 부풀리는 등의 회계부정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부감사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부풀린 자산으로 회사의 신용도를 높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주주와 채권자, 하도급업체 등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감사법 제39조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나 회계업무 담당자, 감사를 담당하는 자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약 이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과 금품 등이 오고 갔다면 동법 제40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추가 처분받을 수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보명회계법인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보명측은 담당 회계사가 출장을 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LMAT측은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그동안 회계를 잘못해 개발비, 불량품에 관한 클레임 비용 등 매몰비용을 반영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해 2019년 회계법인으로부터 지적받아 약 10년간 누적된 비용들을 새로 반영하다보니 300억 원 정도가 빠진 것”이라며, 보명회계법인의 감사 거절과 관련해서는 이유를 모른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정작 보명회계법인은 감사 거절에 대한 책임을 LMAT측에 돌렸다. 2019년 LMAT 감사 거절 의견서에서 보명측은 “LMAT 경영진으로부터 재무제표의 주석을 제공받지 못해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다. 감사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라며, “경영진은 기업을 청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할 의도가 없는 한, 계속기업 관련 사항을 공시할 책임이 있고 회계의 계속기업전제의 사용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씨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횡령 사실이 드러나면 보명회계법인이 감사를 허위로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 감사 자체를 거절한 것이다. 공인회계사회에도 기업 회계부정 감시를 요청했지만 외부감사가 거절된 기업은 자신들이 조사할 의무가 없다며 또 다시 거절당했다”라며, “회사측과 회계법인이 사라진 300억 원에 대해 매몰비용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분식회계를 벌였다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명회계법인의 2019년 LMAT 감사 거절 의견서. 보명측은 감사 거절에 대한 책임을 LMAT측에 돌렸다. (사진=환경경찰뉴스)
보명회계법인의 2019년 LMAT 감사 거절 의견서. 보명측은 감사 거절에 대한 책임을 LMAT측에 돌렸다. (사진=환경경찰뉴스)
보명회계법인의 2019년 LMAT 감사 거절 의견서. 보명측은 감사 거절에 대한 책임을 LMAT측에 돌렸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사라진 300억 원 재고자산 두고 내부고발자-회사 공방

임씨는 이 사라진 300억 원과 관련해 서희식 대표의 횡령 의혹을 제기해오고 있다. 임 씨는 “경찰 수사자료를 수기 메모하여 확인한 부산세관자료에 따르면 서 대표는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받아 마련한 알루미늄 빌렛트를 베트남 공장에 수출하고 자신의 친인척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우회수입을 하고 있다”라며,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완성제품을 납품받으면서 서 대표는 공익채권을 허위로 남발했고 300억 원을 이런 방식으로 베트남에 빼돌렸다. 실제로 국세청 관계자와 통화해 재무제표상 사라진 300억 원의 재고자산이 알루미늄 빌렛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LMAT 사기회생 고발자 23인은 지난해 11월 30일 창원지법 앞에서 서희식 대표의 회생계획안 인가 신청을 폐지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환경경찰뉴스)
LMAT 사기회생 고발자 23인은 지난해 11월 30일 창원지법 앞에서 서희식 대표의 회생계획안 인가 신청을 폐지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환경경찰뉴스)

LMAT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임씨의 주장을 일제히 부인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우회수입 의혹과 관련해서) 관세체납 문제로 인해서 다른 회사가 일대일로 양도해주는 조건으로 완성제품을 납품받아 온 것“이라며, “법원이 지정해 준 조사위원회가 LMAT의 납품내역 수집자료와 베트남 공장 매출자료 등을 비교 검토하며 조사해 모두 소명된 사실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씨가 언급한 부산세관자료의 조사기간은 2017년 1월부터로 명시돼 있지만 베트남 공장 준공일 자체가 2018년 6월이다. 공장 준공 이전부터 수출을 빌미로 횡령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은 허위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LMAT의 서희식 대표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대출받은 1100억 원의 채무가 감당이 안 돼자 2019년 12월 창원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LMAT의 막대한 은행 빚을 변제하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줬으며 지난해 4월 법원은 LMAT의 회생개시신청을 인가했다.

임씨를 비롯해서 LMAT 피해 채권자 23인은 서희식 대표를 회생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중 LMAT에 인력을 공급했던 하청업체 사장 A씨는 ”LMAT 기업 부실로 8개월치 임금 총 13억 8천만 원 가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에서 예상 채권매출 3개월치를 끊어줬지만 이 마저도 기업부도가 나면서 받을 수 없게 됐다. 임금을 못 받은 직원들로부터 노동청에 신고까지 당할 정도로 벼랑 끝에 선 심정이다”라며, ”거짓말을 일삼는 회사에 계속 끌려다닐 수 없어 결국 돌아서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알루미늄 스크랩 자재를 LMAT에 제공해오다가 8천만 원 가량의 외상비를 지급받지 못한 납품업체 사장 B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B씨는 "회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우리 업체에 줘야할 미수금액을 10년간 분할지급하고 나머지는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데 형식상의 지금계획일 뿐이지, 주지 않게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라며, "우리같은 영세업체 입장에서 8천만 원이라는 돈은 생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막대한 피해다"라고 읍소했다.

LMAT로부터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함께 서희식 대표의 300억 원 횡령 의혹과 함께 기업 사기회생 의혹을 제기하며 탄원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성현회계법인에 조사위원직을 임명하고 다시 한 번 회계조사를 명했다.

세 차례 조사 끝에 성현회계법인은 문제의 300억 원에 대한 서 대표의 횡령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을 냈다. 임씨는 300억 원의 중간원료 알루미늄 빌렛트 제품 1만톤 가량을 베트남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베트남으로 빠진 알루미늄 재고자산은 약 20톤 정도에 불과하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조사위원의 결론을 바탕으로 번복없이 LMAT의 회생개시신청 인가 판결을 유지했고, 올 1월 18일 채권단의 찬반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78%의 동의를 받아 회생 인가가 최종 결정됐다.

이런 가운데 서 대표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동시에 2019년 하반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추가로 200억 원의 대출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측에서도 LMAT의 부실이 확실해지고 채무가 커지자 또 다시 대출을 실행해 주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계부정 논란에도 채무탕감 계획 마련해 준 캠코의 수상한 지원

LMAT의 기업회생 신청 회생계획안. 캠코는 LMAT의 공장, 토지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에 잡혀있는 1순위권 부채를 탕감할 수 있도록 계획안을 마련했다. 매각 이후에는 다시 공장을 LMAT에게 임차해줘 월세식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사진=환경경찰뉴스)
LMAT의 기업회생 신청 회생계획안. 캠코는 LMAT의 공장, 토지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에 잡혀있는 1순위권 부채를 탕감할 수 있도록 계획안을 마련했다. 매각 이후에는 다시 공장을 LMAT에게 임차해줘 월세식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사진=환경경찰뉴스)

한편, 회계부정 의혹이 일고 있는 LMAT의 회생계획안을 유리하게 작성해 준 준정부기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도 수상한 점이 지적된다. 창원법원에 제출된 LMAT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캠코는 LMAT의 공장,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부동산을 약 180억 원에 매각하고 기업은행, 산업은행에 잡혀있는 1순위권 회생채권 등의 변제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해줬다. 매각 이후에는 다시 공장을 LMAT에게 임차해줘 월세식으로 운영하도록 계획안을 마련했다.

임씨는 “서희식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부실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라며, “서 대표의 수법이 이렇게 뻔히 보이는데도 준정부기관인 캠코는 LMAT의 1순위채권 탕감계획을 마련해주면서까지 회생계획안을 작성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캠코측은 “재무제표상 300억 원의 누락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지만 법원의 명령에 따라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따로 검토하지는 않았다”라며,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자세한 내용까지 우리가 따로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