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눈매가 인상적인 우리나라 토종 맹금류, 수리부엉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IUCN 적색목록 관심(LC)종
산림 개발 이후 서식지 파괴 및 사고발생 사례 늘어

  • 기사입력 2021.02.01 13:52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수리부엉이. (사진=픽사베이)
수리부엉이. (사진=픽사베이)

어디서 눈썹문신이라도 받았는지 강한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어둠 속을 뚫고 나와 밤하늘을 쏘다니는 우리나라 토종 맹금류, 수리부엉이다.

몸길이 약 70cm의 대형 올빼미과에 속하는 수리부엉이는 그 크기가 칡부엉이의 2배나 된다. 짙은 눈썹처럼 보이는 머리 위 깃털이 녀석의 가장 큰 특징이며 전체적으로 깃털은 진한 갈색에 검정색 세로 줄무늬를 띄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전형적인 야행성 조류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밖으로 나와 새벽 해뜰 무렵까지 활동한다. 파도가 밀려오듯 낮게 깔아서 날기도 하며 밤에는 하늘 높이 떠서 바위산 꼭대기까지 올라가 야경을 구경하기도 한다.

울창한 숲보다는 바위가 많은 산을 좋아한다. 주로 자신보다 작은 꿩이나 산토끼 쥐를 잡아다 새끼에게 먹이로 가져다주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이용해 개구리나 뱀, 도마뱀, 곤충 따위를 잡아먹기도 한다. 하늘을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다.

수리부엉이는 이동성이 크지 않아 전국의 내륙 산림 지역에서 종종 관찰돼 왔다. 얼마 없는 우리나라 텃새로 자리잡게 된 이유다.

수리부엉이. (사진=픽사베이)
수리부엉이.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리부엉이를 보는 일이 쉽지가 않다. 무분별한 포획과 인간의 개발활동 때문이다.

수리부엉이와 같은 맹금류는 박제 장식품으로 인기가 많아서 20세기 초반까지 무분별한 사냥과 포획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다 20세기 중반 각국에서 동물보호법이 제정돼 야생동물 사냥이 제한됐다.

사냥은 제한됐지만 맹금류의 개체 수는 여전히 빠르게 줄어들었다. 화학약품의 오염으로 새들의 알 껍질이 얇아져 쉽게 깨지고 멀쩡해 보이는 것까지 제대로 부화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화학약품의 정체는 DDT라는 살충제였다. 1950~6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벼룩이나 이, 옴 같은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학교에서 아이들 몸에 DDT를 뿌려주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 대량 사용됐던 물질들이 분해되지 않고 토양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먹이사슬을 통해 맹금류의 몸속에도 쌓이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산림 지역의 개발로 인해 녀석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어 큰 문제다. 수리부엉이는 인간의 간섭이 없는 산속의 절벽이나 바위에 둥지를 만드는데 최근 산과 숲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생기고 깊은 산속에도 집이나 건물이 들어서면서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쳐 다치거나 죽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는 수리부엉이를 천연기념물 제 324-2호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적색목록에 관심(LC)종으로 분류하고 녀석들의 멸종위기 심각성을 세계에 전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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