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흔하다고 오해받는 우리나라 민물고기, 꺽저기의 설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지정
하천서 흔한 꺽지와 외관 비슷해

  • 기사입력 2021.02.03 15:2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꺽저기. (사진=국립생태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꺽저기. (사진=국립생태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흔한 듯 흔하지 않은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탐진강과 보성강, 지석천, 구산천 등 서해 남부와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일부 하천 수역에서만 볼 수 있는 꺽저기다.

꺽저기는 전국 하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꺽지와 생김새가 거의 비슷해 사람들이 모르고 포획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꺽저기는 꺽지에 비해 몸이 높고 눈이 크며 양쪽 눈 사이의 간격이 넓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붉은 줄무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꺽지와 구분할 수 있는 꺽저기의 특징이다.

또 꺽저기의 머리 가운데로 눈 사이를 지나 주둥이까지 갈색 줄이 있지만 꺽지에게는 없다. 민물고기를 낚으려다 이같은 특징의 꺽저기를 발견하면 자연으로 놓아주는 것이 좋다.

꺽저기는 체고가 높은 반면 옆으로는 납작한 방추형 모양을 지녔다. 보통 성체가 되면 길이는 13cm까지 자란다. 몸 색깔은 짙은 연둣빛을 띤 갈색으로 등은 배보다 짙은 색이며 흑갈색 가로무늬가 몸의 옆면에 7~8개 정도 있다.

아가마 뒤쪽에는 눈 모양의 청록색 반점이 있는데 이 때문에 다른 동물에게 눈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반점은 상대에게 위협을 주거나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적응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꺽저기의 등지느러미는 날카로운 극조부와 부드러운 살로 된 연조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극조에는 날카롭고 약한 독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찔리면 잠깐 동안이지만 찌릿한 통증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꺽저기는 수서 곤충, 육상 곤충,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 먹는 육식성 민물고기다. 최근 하천 정비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녀석의 먹거리가 급격히 줄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녀석들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1945년 이후 최근까지 낙동강 3개 지역에서 일부, 탐진강에서 32마리, 거제도에서 3마리가 채집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환경부는 2012년 꺽저기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하천 생태계 파괴가 계속된다면 영영 꺽저기를 지구상에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