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우리은행, 라임 부실 알고도 펀드 판매 멈추지 않았어"

판매 당시 라임펀드 위험성 언급된 내부 보고서 공개돼
검찰, 내부 보고서 입수하고 임직원들 소환 조사 돌입

  • 기사입력 2021.02.04 19:3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KB증권. (사진=KB증권 모바일 앱 갈무리)
KB증권. (사진=KB증권 모바일 앱 갈무리)

라임펀드를 판매한 KB증권과 우리은행이 사전에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일반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매한 사실을 입증하는 문건이 공개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증권사와 은행이 국민을 상대로 사실상 펀드 사기를 공모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KBS 보도에 따르면 라임펀드가 대량 판매됐던 2019년 2월 KB증권이 작성한 델타원 보고서에는 위험도가 높을 경우 펀드 손실률이 최대 52%에 이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면서 “라임에 대한 대출 담보비율을 50%로 높이면 KB증권의 손실은 제한적”이라며, 대신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다”라고 기재돼 있었다.

KB증권에서 장외파생을 담당하는 델타원솔루션부는 라임에 국내 펀드 위주로 총수익스와프(TRS)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570억 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판매한 KB증권은 이 보고서 작성 뒤에도 20여 일 동안 판매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은행 역시 라임펀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1조 원 넘는 라임펀드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왔다.

라임펀드 판매를 한창 진행 중이던 2019년 3월과 4월, 리스크 관리부서가 작성한 우리은행의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없는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펀드 내 부실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불가하다’, ‘최대 3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검찰은 이들 은행의 내부 보고서를 확보한 뒤 관련 임직원들을 소환하고 사전에 부실 가능성을 알았는지와 부실 가능성을 안 뒤에도 계속 펀드를 판매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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