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시켜 캐리어에 ‘돈더미’ 넣고 다닌 김봉현...“그 돈은 다 어디에?”

캐리어 6~7개에 15~20억 원씩 넣고 지인에 전달
이미 압수한 3개 캐리어 여기에 포함됐는지도 묘연

  • 기사입력 2021.03.23 17:2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관련 수천억대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봉현 씨가 그의 운전기사였던 A씨의 진술을 통해 도피자금을 숨긴 통로의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가 A씨에게 캐리어 6~7개에 15억~20억원씩의 현금을 각각 넣어 지인들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김씨가 숨긴 비자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김씨가 체포되기 전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된 운전기사 A씨는 재판에서 이와 같이 진술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김씨의 지시에 따라 캐리어 6~7개를 구매하고 캐리어 당 약 15억~20억 원씩 현금을 넣어 김씨의 지인에게 전달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건넨 42억~45억 원 상당의 수표를 그가 지정한 명동 환전소에서 현금과 달러로 김씨에게 전달한 사실도 밝혀졌다. A씨는 김씨의 도피를 돕기 위해 중고 휴대전화 5대를 구매해 전달했으며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에 있는 소송 관련 서류를 대신 찾아 주거나 약을 대신 받아주기도 했다.

검찰이 지금까지 압수한 김씨의 횡령 비자금은 약 60억 원 3천만 원 정도에 달한다. 여기에는 김씨가 체포 전 개인금고에 보관했다가 경찰에 제출한 캐리어 3개에 들어 있던 약 55억이 포함됐다.

이미 제출된 3개의 캐리어가 A씨가 진술한 6~7개의 캐리어에 포함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설사 3개가 여기에 포함된 것이라도 나머지 3~4개의 행방은 여전히 알 수 없다.

검찰은 A씨가 진술한 캐리어 도피자금 말고도 김씨가 다른 방법으로 숨겼을 자금들도 계속 추적하고 있다.

김씨는 라임자산운용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400억 원으로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산 377억 원가량을 횡령하고 수원여객 자금을 빼돌리는 등 1000억 원 이상을 비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