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부리 위에 부리가 하나 더”...라이온킹의 수다쟁이 ‘자주’는 어떤 새?

IUCN 적색목록 VU(취약)종 지정
비싼 뿔 때문에 밀렵꾼 목표물 돼

  • 기사입력 2021.03.25 14:5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코뿔새. (사진=픽사베이)
코뿔새. (사진=픽사베이)

지구인이라면 모르는 이 없는 인기 뮤지컬 애니메이션 ‘라이온킹’. 라이온킹 속 사자왕 무파사와 심바에게는 충직한 집사가 하나 있다. 애니메이션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그 주인공은 바로 ‘자주’다. 이번 시간에는 자주의 배경이 된 새, 코뿔새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리 위에 부리가 하나 더 올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큰 돌기 때문에 코뿔새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몸길이 91~127cm 정도로 큰 편이며 몸무게는 2~3kg에 달한다.

코뿔새의 돌기는 투구 모양으로 크고 위쪽으로 휘어져 있으며 애니메이션 속 자주와 마찬가지로 밝은 빨간색과 노란색을 띠고 있다.

코뿔새는 이 돌기를 주로 싸움을 하거나 과일을 떨어뜨릴 때 이용한다. 일각에서는 돌기의 속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보아, 코뿔새가 울음소리를 내는 데에 도움을 주는 공명실로도 활용된다는 분석도 있다. 라이온킹의 자주가 그토록 말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무화과와 같은 과일을 비롯해 도마뱀이나 개구리, 곤충 등을 잡아먹기도 하는 코뿔새는 부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며 해발 1200m 이하의 열대 및 아열대 우림과 습지림에서 큰 나무에 둥지를 틀고 지낸다.

코뿔새는 일반적으로 암수 한 쌍이 함께 생활하며 작은 무리를 짓기도 한다. 번식 시기는 1~6월이고 한두 개의 흰 알을 낳으며 야생에서 최대 35년 정도 사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에 약 50여 종인 코뿔새는 동남아시아 숲 지대의 벌목으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무분별한 밀렵이 잇따르면서 최근 개체 수가 급감했다.

코뿔새를 잡아들이는 밀렵꾼들의 타겟은 역시 녀석들의 돌기다. 코뿔새의 돌기는 중국에서 고급 세공 재료로 사용되는데, 독특한 빛깔과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코끼리 상아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

큰코뿔새의 경우 이제 남은 개체 수는 2018년 8월 기준 1만 3천 마리에서 2만 7천 마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코뿔새를 적색목록 VU(취약)종으로 지정해 보호에 나서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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