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원 상속세 이건희 유족, ‘역대급 사회공헌’ 발표

감염병 대응 등 의료지원에 1조 원 기부
개인소장 미술품 2만 3천여 점까지 기증

  • 기사입력 2021.04.28 16:13
  • 기자명 고명훈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 (사진=뉴욕타임즈 갈무리)
고(故) 이건희 회장. (사진=뉴욕타임즈 갈무리)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12조 원이 넘는 사상 최고액의 상속세 납부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선이 집중됐다. 재계는 이 회장 재산의 60%에 달하는 규모가 세금, 기부 등으로 사회에 환원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달 30일 유족들의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을 이틀 앞둔 오늘(28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 상속인들의 사회환원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족들은 먼저 이건희 회장의 사재 1조 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진료에 쓰기로 했다.

사재 1조 원은 앞서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 당시 실명 전환한 재산 중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한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생전 이건희 회장이 밝혔던 출연 계획에 따른 금액이다.

유족들은 코로나19 감염병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천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으며 이 중 5천억 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나머지 2천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투입된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치료 지원에도 총 3천억 원이 들어간다. 향후 10년간 백혈병·림프종 등 소아암 환아 1만 2천여 명과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 5천여 명 등 총 1만 7천여 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삼성측은 내다봤다.

한편, 이건희 회장이 개인 소장하던 고가 미술품 1만 1천여 건과 2만 3천여 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문화재, 유물·고서·고지도 등 고미술품 2만 1천 600여 점은 국립박물관에 전달되며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천 600여 점과 모네, 피카소 등 유명 서양 미술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안착한다.

일부 근대 미술 작품은 작가의 연고지 등을 참작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감정가 2조~3조 원, 시가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족들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는 공존경영을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사상 최고의 상속세 납부와 더불어 사회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결심했다”라며,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 온 이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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