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근무시간 안 지키는 회사 가장 싫어해”

직능연, 청년 기피 5대 일자리 조건 발표

  • 기사입력 2022.03.07 13:08
  • 기자명 공성종 기자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지 않거나 퇴사의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일자리 특징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Ⅱ(2020)’ 4차년도 패널 조사 자료 중 응답자 8353명을 대상으로 했다(1999년생으로 2016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으로 일반적인 진학 상태라면 2020년 현재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임/단, 응답자 규모가 100명 미만인 고등학교 중퇴, 전문대 중퇴, 전문대학 졸업, 일반대학교 중퇴 4개 그룹은 제외).

“나는 ~하지 않는 회사에는 취업하고 싶지 않다”와 같은 문장을 활용해 취업 선호도를 4단계(매우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다 2점, 그렇다 3점, 매우 그렇다 4점)로 조사했다. 평균 2.5점을 초과하는 경우 취업을 기피하는 조건으로 해석했다.

조사 분석 결과, 청년들이 가장 기피하는 일자리 조건은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직장(2.94점/4점), 불편한 통근 환경(2.74점/4점), 본인 기대보다 낮은 월급(2.74점/4점), 비정규직(2.68점/4점), 주 5일 근무가 아닌 직장(2.55점/4점)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회사를 가장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시근무는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거부감이 가장 높은 일자리 조건이었다. 응답자의 75% 이상이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지 않다’에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그렇다 53%, 매우 그렇다 22%).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9.0%p 거부감이 더 높았으며, 학력별로는 일반대 학생이 전문대 학생과 고졸자보다 높은 거부감을 보였다.

반면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이 아닌 직장(1.94점/4점), 공기업 및 공무원이 아닌 직장(1.93점/4점), 중소기업(2.08점/4점) 등에 대한 취업 기피 성향은 낮게(2.5점 이하) 나타났다.

‘불편한 통근 환경’도 청년들의 일자리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전남, 인천, 경기, 충남 순으로 통근이 불편한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서울, 인천, 경기의 경우 교통이 발달한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통근에 대해 강한 기피를 보이는 이유는 인구 과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과 충남의 경우는 교통 시설 불편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통근 편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시 및 수도권 지역에 취직하고 싶다는 것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신 통근 시간, 교통 이용 환경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년들은 또한, ‘월급이 기대 이하인 회사’도 ‘불편한 통근 환경’만큼 기피하는 일자리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높을수록, 기준 이하 월급에 대한 거부감이 클수록 유보임금(노동자가 고용을 통해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유보임금이 가장 낮은 집단은 고등학교 졸업생 중 월급이 기대 수준보다 낮아도 취업할 의사가 있는 집단으로 평균적으로 월 191만원(2020년 조사 당시 기준)이었다.

유보임금이 가장 높은 집단은 일반대학교 학생 중 기준 이하 월급일 경우 취업할 의사가 없는 집단으로 평균적으로 월 244만원(2020년 조사 당시 기준)이었다.

청년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별로 보았을 때,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60% 이상의 응답자가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의약, 자연, 공학 계열의 경우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타 계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나며, 예체능 계열에서 비정규직 거부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프리랜서 근무 형태의 비중이 타 계열에 비해 높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주 5일 근무를 지키지 않는 회사들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 근무가 아닌 경우는 앞의 조건들과는 다르게 ‘취업하지 않겠다’에 ‘(매우)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8%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가지 취업 기피 직장 특징은 퇴사 및 이직을 선택하는 사유로도 적용할 수 있다”며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근무환경은 청년들에게 있어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했더라도 이탈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청년 기피 5대 일자리 조건을 모두 갖춘 일자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중소기업의 취업률을 높이고 양질의 노동력이 중소기업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분석 내용은 15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동향지 ‘THE HRD REVIEW’ 25권 1호 ‘조사·통계 브리프’를 통해 발표된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