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상조시장 먹튀대란 초래하나

부채비율 191%가 넘는 완전자본 잠식상태
공제계약 해지 예고되며 ‘등록허가’취소 우려
공제조합에 선수금의 50%도 안 되는190억만 예치

  • 기사입력 2019.03.05 01:47
  • 최종수정 2019.03.07 20:56
  • 기자명 공성종 기자
한국상조공제조합이 지난 1월 29일부로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에 대해 공계계약 중지를 통보하고 나섰다. 이로부터 약 한 달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공제계약 해지 순서에 들어가게 된다. 공제계약이 해지되게 해당 상조회사의 등록허가는 취소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한국상조공제조합 홈페이지 공지사항 갈무리)
한국상조공제조합이 지난 1월 29일부로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에 대해 공계계약 중지를 통보하고 나섰다. 이로부터 약 한 달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공제계약 해지 순서에 들어가게 된다. 공제계약이 해지되게 해당 상조회사의 등록허가는 취소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한국상조공제조합 홈페이지 공지사항 갈무리)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舊이안상조)가 한국상조공제조합으로부터 거래정지 통보받으며 이에 따른 ‘피해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입자 수는 무려 1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제2의 ‘국민상조 폐업’ 사태를 낳을까 가입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국에서도 해당 상조회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7년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부채총계는 730억 원으로 자산총계 380억 원보다 191% 이상 증가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부채가 자산규모보다 약 2배 이상 늘어남에 따라,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흔히 부채비율이 자산비율을 초과하는 상황을 완전자본 잠식상태라고 부르며 이는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을 의미하고 당장 도산돼도 놀랍지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나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는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하는 재무건전성 ‘적신호’에도 불구하고 새로 개정된 선불식 할부거래법에 따라 올해 1월 24일 자본금 증액 15억 원 과제를 해결하며 서울특별시청으로부터 재등록 허가를 받아, 정상 영업 중이다.

새로 개정된 선불식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올해 1월 24일부터 자본금 15억 원 이상인 상조회사만 재등록 허가를 이어받아 정상 영업할 수 있다. 이는 완전자본 잠식에 빠진 상조회사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른 조치였다.

총 146개 상조회사 중 상당수가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짐에 따라 ‘대규모 폐업사태’를 낳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상조회사가 대거 폐업하는 사태는 없었다. 대부분의 상조 회사들이 자본금 15억 원 증액 과제를 해결하고 나서며 정상 영업 중인 상태다.

즉, 행정 난맥상 부정징표를 의미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조회사가 잠식된 자본만큼, 자본금 증액 과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됐었기 때문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경우 자본금 15억 원 증액 과제를 해결하고도 현재 공제계약 거래 해지 통보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는 한국상조공제조합으로부터 공제계약 거래 중지 통보를 받았다.

이로부터 한 달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는 공제계약 ‘해지’통보를 받기 때문에 관련 법에 따라 등록허가가 취소되게 된다. 즉, 영업정지 상태를 일컬음이다.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공제계약이 정지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받아야 할 최소 피해 보상금 50%에 대해서도 ‘먹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2의 국민상조 폐업사태’가 우려되며 현재 금융결제원은 이 회사의 CMS 자동이체 거래 승인에 대해 정지한 상태다.

천궁실버라이프의 부금 선수금 규모다. 비유동 부채 항목과 유동부채 항목을 더한 이 회사의 부금 선수금 규모는 약 651억 원 정도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에 50%도 안 되는 예치금 190억 원을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맡긴 상태다. (사진= 2017년 천궁실버라이프 감사보고서 내용 中 재무제표 갈무리)
천궁실버라이프의 부금 선수금 규모다. 비유동 부채 항목과 유동부채 항목을 더한 이 회사의 부금 선수금 규모는 약 651억 원 정도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에 50%도 안 되는 예치금 190억 원을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맡긴 상태다. (사진= 2017년 천궁실버라이프 감사보고서 내용 中 재무제표 갈무리)

2017년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부금 선수금 규모는 약 651억 원 이상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맡긴 부금 선수금 규모는 50%도 채 안 되는 190억 원만이 예치됐다.

더불어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가입자 수는 舊이안상조 시절부터 시작해 무려 1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업위기에 놓인 舊이안상조를 지금에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인수한 데 따른 가입자 수다. 늘어난 가입자 수만큼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상조공제조합 관계자는 “천궁실버라이프가 공제조합 거래 해지 통보를 받게 되면 이후에는 보상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제조합 관계자는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예치한 부금 선수금 규모가 50%도 채 안 되는 상태에 대해서는 “예치금 규모는 조합에서 정하는 것이고 조합은 은행이 아니라 꼭 50%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누적회원 수 14만 명에 이르는 개개인의 피해보상금 기준에 대해서는 “계약관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따르면 크루즈나, 여행, 웨딩 등 각종 이벤트 상품을 결합한 장례상품 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장례상품만 가입한 회원 수는 5만 5천명인 것으로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를 감시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를 모니터하고 있다.”며 “공제계약 거래 중지 후 한 달의 유예기간이 지나게 되면 해지 통보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후 관련 법에 따라 등록허가는 취소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와 같은 피해 상황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있었다.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가입한 한국상조공제조합에 가입자 피해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고 나선 상태다.

그러나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공제조합에 맡긴 부금 선수금 예치금 규모가 50%가 채 안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며 책임을 전적으로 공제조합에 떠넘기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치금이 부족한 건 공제조합에 문의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조합의 업무를 관리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상조회사가 폐업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고객이 낸 부금 선수금 중 50%는 공제조합 또는 은행에 예치하게끔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 예외조항에서는 이와는 다르게 50%만 보장하면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에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책임 소지가 커지는 분위기다. 선불식 할부거래법을 관장하는 소관 부처인 공정위에서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공제조합에 맡긴 예치금 부족 사태를 알고도 ‘묵인’해온 데 따른 결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 위원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는 “여하튼 상조회사의 예치금 규모는 50% 이상 유지해야 한다”며 “기망적 수단을 사용해서 이득을 취했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후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이는 민·형사적으로도 문제 삼을 일이다”며 “후에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를 중심으로 상조회사 운영의 문제점과 관련 법 개정의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안상조 홍보영상 갈무리)
(사진=이안상조 홍보영상 갈무리)

 

먹튀 피해 우려로…장례업자들 미수금 받기 위해 소송 준비 

아울러 천궁실버라이프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종류는 ▲스마트(258만원)와 ▲뉴 클래식(399만원) ▲뉴 퍼펙트(499만원)까지 총 세 가지다. 모두 만기 시 300만 원 이상의 해지 환급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품들이다.

그러나 현재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가입자들은 만기 시 100% 돌려받기로 약속한 해지 환급금에 대해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겪고 있다.

A씨의 경우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상품 권유로 만기 시 해지 환급금 499만 원을 돌려받는 뉴퍼펙트 상품에 가입했지만, 이를 제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가 만기 해지를 원하는 가입자들에게 ‘해지 방어’에 나서며 버티기 식 영업을 강행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알아보는 중이다”며 “기다려 달라”고 말한 상태다.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의 폐업사태가 우려되자, 이 회사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장례업자들은 ‘먹튀’ 피해를 우려하며 가압류 절차에 따른 소송을 준비 중이다.

장례업자들이 이 회사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금 규모는 약 4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천궁실버라이프 관계자는 장례지도사들이 주장하는 미수금 4억 원 규모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이다.

천궁실버라이프 관계자는 “그들이 ‘행사비’라는 명목으로 받아가기도 한다.”며 “끝까지 물고가는 시스템이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사건을 검토 중인 법무법인 정일 설경수 변호사는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압류부터 걸어야 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한 민형사상 조치와 더불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설 변호사는 현재 상조회사 폐업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구제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홈페이지에는 잘못된 내용이 기재돼있다. 이는 소비자를 속이는 ‘사기 영업’으로 지적되며 이에 따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사진=홈페이지 배너 이미지 갈무리)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홈페이지에는 잘못된 내용이 기재돼있다. 이는 소비자를 속이는 ‘사기 영업’으로 지적되며 이에 따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사진=홈페이지 배너 이미지 갈무리)

한편 천궁실버라이프는 공제계약 거래 중지 이후에도 이를 알리지 않기 위해 홈페이지상에 공제거래 계약증서를 버젓이 띄워놓고 영업 중이다.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현혹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금번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폐업위기 사태 우려를 시작으로 그동안 논란과 이슈가 돼왔던 상조 시장에 적색경보에 심각성이 드리우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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