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영상]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폐업 사태로 본 상조시장의 문제점

상조 폐해로 발생된 피해자 대응책 시급한 문제로 꼽혀
장례계, 법조계, 언론인 모여 1시간 10여 분간 나눔 토론

  • 기사입력 2019.03.15 21:08
  • 최종수정 2019.03.15 22:07
  • 기자명 공성종 기자

환경경찰뉴스 단독보도로 천궁실버라이프(舊 이안상조 이하 천궁실버라이프)의 공제계약 해지로 인한 폐업 사태 소식이 일파만파 커지며 1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법무법인 시선에서는 본지 국장과 장례계, 법조계 전문가 3명이 모여 소탈한 간담회를 열어 1시간 10분간 진행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 위원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와 법무법인 미소 이시정 변호사, 박숙란법률사무소 박숙란 변호사, 사단법인 대한장례인협회 이상재 회장,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편집국장)가 모여 천궁실버라이프 폐업 사태로 본 상조시장의 문제점과 이에 따른 피해자 구제 방안, 선불식할부거래법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깡‘거래 성행에 대해 문제가 다뤄졌다.

이 자리에서 이상재 회장은 “공제조합에서 50%를 예치한 금액은 최소한의 보장인데 현재 폐업한 상조회사가 150개 정도이며 이에 따른 회원 수는 100만 명에 이른다.”고 상조시장의 실태를 지적했다.

이에 최석봉 변호사는 “사후약방문이 돼서는 안 된다. 소비자는 형사처벌보다 돈을 돌려받는 것에 관심이 있다. 도의적 책임은 공정위에 있지 않나”며 선불식할부거래법의 맹점에 대해 얘기했다.

또한 이상재 회장은 “천궁실버라이프는 14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5만 5천명으로 축소해 공제조합에 등록하고 나머지 8만여 명은 상조 주력상품이 아닌 크루즈 여행 등의 상품으로 가입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천궁실버라이프가 폐업하면 8만여 명은 보상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아울러 논란이 되는 장례지도사들에 대해서는 “장례지도사들은 서면계약 없이 천궁실버라이프와 구두로 계약을 진행하고 장례를 치르며 이에 부담하는 비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서두를 꺼냈다. 그는 “천궁실버라이프가 장례지도사들에 지불해야 할 미수금의 규모가 6억 원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최석봉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모두 모아 협회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했고 이 회장은 “장례지도사들이 전국 각지에 있고 일이 있으면 3일씩 일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모두 모으기 어렵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이후“협회 차원에서 움직일 용의가 있다.”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소재한 법무법인 시선에서는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폐업 사태로 본 법률자문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 박순란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사단법인 장례인협회 이상재 회장 순으로 앉았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소재한 법무법인 시선에서는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폐업 사태로 본 법률자문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 박순란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사단법인 장례인협회 이상재 회장 순으로 앉았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사진 중앙에서 오른쪽 시계 반대방향으로 사단법인 장례인협회 이상재 회장, 박순란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 법무법인 미소 이시정 변호사,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국장)순으로 앉았다.
사진 중앙에서 오른쪽 시계 반대방향으로 사단법인 장례인협회 이상재 회장, 박순란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법무법인 시선 최석봉 변호사, 법무법인 미소 이시정 변호사,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국장)순으로 앉았다.

미수금이 생긴 배경 또한 놀랍다. 천궁실버라이프는 지난해 말 소속된 모든 장례지도사들에게 개인사업자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장례지도사들은 천궁실버라이프 직원에서 개인사업자로 전환하게 된다. 이후 장례지도사들은 천궁실버라이프에 장례용품 비용청구를 했으나 다음에 주겠다는 이유로 미수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늘어난 장례지도사들의 미수금 문제와 관련해서 법무법인 미소 이시정 변호사는 “상조회사로부터 받은 채권을 담보로 가압류 취소 절차가 시급해 보인다“며 “이를 입증할 만한 서류 상의 문서가 없다면 녹취록 또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압류 절차가 잇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 조치도 함께 이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 장례지도사 8명(서울)은 재산까지 몰수 당한 상태다. 회사를 대신해 장례용품을 대납했지만, 미수금은 고사하고 이 조차도 돌려받을 길이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한 법적대응에 들어갔다.

​한편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는 장례지도사를 양성하는 교육현장에 대해 최석봉 변호사는 대화 중 “요즘 대학에서도 장례에 대해 교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디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여러 대학에서 배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상조업은 공정거래위원회 소속이고 장례지도사는 보건복지부 소속이다.”라며 “상조업계가 장례지도사를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으며 장례지도사의 가치는 낮다.”라는 업계의 실정을 전했다.

​장례행사를 진행하는 장례지도사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소관하는 반면, 선불식 상조업자는 소비자로부터 먼저 행사비를 받아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관할하고 있다. 복지부와 공정위 두 부처 간 업무가 다른 탓에 장례지도사들은 제도적 보장 없이 일선에서 상조업체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약탈을 당하는 경우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조 기자는 선불식 할부거래법이 만든 폐해에 대해 지적했다. 조 기자는 “선불식 할부거래법의 문제는 비단 상조뿐 아니라 정수기렌탈 사업에서도 드러난다.”라며 “과거 한일월드 도산사태 때 BNK캐피탈이 연루되어 있었던 사건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영업사원들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라고 얘기했다.

​한일월드는 선불식 할부거래법인 정수기렌탈 사업을 통해 가파르게 성장한 회사였다. 그러나 이후 심각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결국 도산했다. 자본이 잠식되는 과정에서 한일월드는 영업사원들에게 무상렌탈을 지시했고 공짜인 줄 알고 정수기를 덥석 받았던 소비자들은 정수기를 아무 이상 없이 쓰고 있다 낭패를 봤다.

정수기 업자가 도산할 위기에 놓이자, 이를 회수하기 위해 BNK캐피탈에서 소비자가 가진 렌탈증서를 담보로 채권 공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직원들 모두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사이 선불식 할부거래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선불식할부거래 증서를 담보로 한 ’깡‘거래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천궁실버라이프가 제대로 된 피해 보상 없이 이대로 폐업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영업사원 및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보상도 제대로 못받는 소비자들이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를 끝으로 최 변호사는 “본인도 이해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상조회사에 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피해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제도적인 부분에도 지적이 필요하다.”라며 “국회의원을 두고 공청회를 열어도 될 것”이라며 사태를 공론화 시켜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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