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10년 간 130억 원에 가까운 고객 돈 횡령…"드라마 '종이달' 현실판"

'도둑 금고' 운영의 결말은?
法, 횡령 직원 2명에게 징역 6년과 5년 실형 선고

  • 기사입력 2023.05.10 16:10
  • 기자명 조희경 기자
드라마 종이달에서 은행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유이'는 위조 예금증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종이의 두께를 알고, 고객들이 맡긴 예금을 횡령하기 시작했다.  (사진=드라마 '종이달'의 방영장면 갈무리)
드라마 종이달에서 은행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유이'는 위조 예금증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종이의 두께를 알고, 고객들이 맡긴 예금을 횡령하기 시작했다. (사진=드라마 '종이달'의 방영장면 갈무리)

강원 강릉시의 한 소규모 새마을금고에서 10년 이상에 걸쳐 고객들의 돈을 횡령한 직원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고객의 예·적금과 출자금 등을 무단으로 인출하고 고객 몰래 대출을 실행하는 수법을 사용해 약 12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에 대해 "경영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자금을 횡령하고, 횡령 사실을 은폐하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회원 예탁금을 사용하는 등 범행 수법과 기간 등을 종합해보면 죄질이 불량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현금보유액 부족을 감추기 위해 해당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속여 중앙회로부터 20억원 규모의 대출을 근무 중인 새마을금고 지점 명의로 받은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짜고 돈을 빼돌린 뒤 부동산에 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최근 국내 드라마가 메이킹한 일본영화 '종이달'에 비유할 수 있다. '종이달'의 주인공 '리카'는 은행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면서, 허술한 은행의 관리부재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의 예금에서 돈을 빼돌려 자신의 생활비를 충당하게 된다. 이번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횡령사건 역시 부족한 현금보유액을 숨기기 위해 해당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속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리카'의 횡령금액은 처음에는 작은 규모의 액수였지만, 이후 범행이 점점 담대해지면서 그녀의 삶은 어긋나버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이번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범행 역시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막을 수 없는 범죄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금융권에서 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는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징역 6년과 5년의 형량이 선고되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너무 약한 형량으로 평가하며, 경제 사범 형량 강화를 요구하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더 이상 금융권에서의 범죄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경제 사범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강화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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