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빈소 취재 기자 ‘확진’...정·재계 줄줄이 검사

방역당국, 26일 빈소 방문 인원 모두에 재난문자 발송
홍남기 부총리, 김현종 2차장 등 검사받고 대기
이낙연김종인 등 여야 지도부, 검사 고려 안하기도

  • 기사입력 2020.11.04 11:25
  • 최종수정 2020.11.05 10:2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 갈무리)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을 취재한 기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 탓에 장례식장을 다녀간 정·재계 인사들이 줄줄이 진단 검사를 받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 회장 빈소가 마련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취재했던 한 언론사의 기자가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 기자가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보고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당시 장례식장을 다녀간 방문객이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접촉자를 분류하는 한편 정확한 감염원과 동선 등을 조사하고 있다.

4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홍 부총리 역시 기자가 취재했던 지난달 26일 이 회장 빈소에 조문을 다녀온 바 있다. 홍 부총리는 검사 후 자가격리하면서 이날 오후 국회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같은 날 빈소를 찾았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도중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자리를 떠야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확진자 발생 사실이 알려진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잠시 대기했지만 이날 오후 음성 판정을 받고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오전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가 검사를 권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자리를 비웠다.

이외에도 정계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같은 날 조문했지만 아직 코로나19 검사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일부 인사는 검사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총수들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피할 수 없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재난문자를 받고 즉시 선별검사를 받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해당 기자는 빈소를 취재할 당시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장시간 장례식장에 머문 만큼 방역당국은 전파 가능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하는 재난문자가 포괄적인데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은 아니어서 검사를 받을 지 고민하는 재계 관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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