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아(LH+마피아)'의 그림자,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국민의 안전

1만 1168가구 위협하는 건설 카르텔의 실체 논란

  • 기사입력 2023.08.01 11:36
  • 최종수정 2023.08.02 22:02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경제실천연합회 제공)
(사진=경제실천연합회 제공)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업계에 충격이 더해졌다. 이에 대한 LH의 무책임한 대응과 '건설 카르텔'에 대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비판 속에서 일각에서는 ‘엘피아’(LH+마피아)라는 조어를 쓴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건설업계의 부실 관리와 비리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 알권리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국토부와 LH의 진정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부실구조, 철근 누락이란?

무량판 구조는 보가 없고 기둥이 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토공을 덜하면서도 층고를 높이고 사용 공간을 넓힐 수 있어 2017년 전후부터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만들 때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보가 없기 때문에 하중을 견디기 위한 철근이 필수적인데, 이번에 확인된 15개 단지에서는 이 철근이 제대로 넣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약 1만 1168가구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허술한 감독과 관리, 그 뒤에는?

이러한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LH의 관리감독 부실, 설계사의 미흡한 설계, 감리사의 새로운 공법 이해도 부족, 시공사의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 등 전체 시스템상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 중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이슈는 바로 '전관예우' 의혹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H의 설계용역과 건설사업관리용역을 분석한 결과, LH 전관 영입업체 47곳이 용역의 55.4%, 계약 금액의 69.4%를 수주했다고 발표하였다. 즉, 공공사업에 전관 영입업체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상황이 이번처럼 심각한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LH 출신을 영입한 업체들이 사업 수주 과정에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부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하였다.

철근 누락 사태, 국민의 안전은 누가 지키나?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공공기관인 LH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책임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대응을 보여야 한다. 이미 LH는 15개 단지 가운데 7개 단지에 대한 보강을 시작했으며, 9월 30일 내에 전체 보강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역시 민간 발주 무량판 구조도 전수조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이 과연 국민의 안전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보강작업만으로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공 불량 문제를 넘어서서 건설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공공기관의 감독 및 관리의 불완전함, 그리고 이를 이용한 뒷거래 및 비리 문제까지 넓은 범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장 대응을 넘어서서 시스템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건설업계 전반의 관리 감독체계를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모든 사업에 대한 투명한 감독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의 설립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자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래의 비슷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철근 누락 사태는 건설사고의 위협을 넘어서서 국민의 안전과 신뢰, 그리고 건설업계의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건설업계의 구조적 개선과 함께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