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체불명' 여론 조사 반발과 중진 의원 '하위 20%' 컷오프로 깊어지는 내홍

홍영표 의원의 공정한 경선 촉구와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탈당 선언이 드러내는 민주당 내 위기 상황

  • 기사입력 2024.02.20 16:10
  • 최종수정 2024.02.20 16:14
  • 기자명 조희경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천 여론조사 등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천 여론조사 등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공천 과정에 대한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을 비롯해  중진 의원들의 컷오프(공천 배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돈봉투 수수 의혹 등이 겹치면서 당내 갈등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홍영표 의원을 배제한 여론조사와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탈당 사태가 민주당의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19일,  자신이 인천 부평갑 지역에서 실시된 예비후보 경쟁력 조사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민주당의 원칙적인 공천 절차 진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가치를 지키며, 당의 도덕성 위기 앞에서 책임지는 정당의 역할을 강조해왔다"며 자신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을 포함한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송갑석(재선·광주 서구갑), 기동민(재선·서울 성동을) 의원 등 중진 및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경쟁력 여론조사에서 배제된 것이 알려졌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편,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이날, '하위 20%' 컷 오프(공천 배제) 평가 통보를 받고 공개적으로 민주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는 증거"라고 비판하며,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부재를 지적했다. 특히, 김 부의장은 당 지도부에 정량평가 및 정성평가 점수의 공개를 요구하며, 공천 과정의 명확한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공천 관련 여론조사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이 대표의 비선 조직에서 여론조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불만이 당내에서 폭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의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은 처음이며, 최대 50명까지 탈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당의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당 지도부는 해당 여론조사에 대해 당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비선 조직의 움직임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이, 공천 과정에서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은 당 내부의 심각한 분열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도미노 탈당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기로 다가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큰 시험대에 서 있다.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당의 미래와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민주당 내부의 심도 있는 자성과 함께 구체적이고 원칙적인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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