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중심 인물, 권도형 대표 한국행 기로에

몬테네그로 고등법원, 미국 인도 결정 뒤집어

  • 기사입력 2024.03.08 16:05
  • 기자명 조희경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불러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수갑을 찬 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25/뉴스1© 로이터=뉴스1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불러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수갑을 찬 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25/뉴스1© 로이터=뉴스1

가상화폐 역사에 남을 대규모의 사건인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사건의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의 대표 권도형 씨(32)가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의 송환을 결정했다.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은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그의 항소를 승인한 뒤에 이루어졌다. 이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미국으로의 인도 결정을 취소하고 재심을 지시한 결과이다.

미국 현지 신문들은 이 사건을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준 대규모 금융 사기 사건"으로 평가하며, 권 씨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법적 책임을 요구해왔다. 테라와 루나의 급격한 가치 하락은 수많은 투자자들을 파산의 위기로 몰아넣었고,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권 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으로의 인도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했다. 항소법원은 한국 법무부가 미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한국의 요청은 범죄인 인도 요청서가 첨부된 영문 이메일로, 미국 정부의 공문보다 더 구체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송환 결정은 두 나라의 법적 절차와 국제 조약에 기반한 것으로, 한국은 권 씨의 국적국이자 사건의 중심지로서, 미국에 비해 형벌의 최대 기간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권 씨를 송환받게 되었다.

한국으로의 송환은 권 씨에게도 유리한 결정으로 보인다. 권 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은 한국으로의 송환을 강력히 주장해 왔으며, 이는 한국 내에서의 재판이 권 씨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에서는 경제 사범에 대한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에서는 병과주의에 따라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송환 결정은 권 씨가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테라·루나 사기 사건에 대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와 재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 씨의 한국 송환은 투자자 보호와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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